“고층 아닌 ‘저층 고밀형’ 주거 개선으로 산복도로 고유 매력 지켜야”[산복도로 '볕 들 날']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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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4명의 조언

사진은 산복도로 일대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사진은 산복도로 일대 모습. 김종진 기자 kjj1761@

전문가들은 주민이 만족하는 산복도로 도시재생 사업 방향성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개발 만능주의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산복도로 특유의 경관과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일과 주민 삶 개선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주민이 만족하는 산복도로 도시재생 사업 방향성에 대해 동의하면서도 개발 만능주의는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산복도로 특유의 경관과 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는 일과 주민 삶 개선이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부산일보〉 취재진이 만난 4명의 전문가는 산복도로 주거환경 개선이 우선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랫동안 열악한 주거 환경에 머무른 채 주민들이 고통받았기에 일정 수준의 변화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다만 주거 환경 개선이 곧 고층 아파트 건설을 의미하지 않는다고 경계했다.

경성대 도시공학과 강동진 교수는 “최소한의 거주 여건을 바라면서 주민들이 개발을 요구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도 “고층 아파트가 들어서야만 산복도로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주장에는 동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3~4층 높이의 주택이 들어서는 저층 고밀 형태 주거 개선이 산복도로 특유 경관을 보존할 수 있는 길이다”고 덧붙였다.

산복도로 역사성을 살린 도시재생 사업 방향을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윤정 영도문화도시센터장은 “영도 깡깡이 예술마을은 예술문화 프로젝트로 역사·문화적 가치를 보존하면서 침체한 동네를 되살린 사례다”며 “분명 산복도로 일대에는 기반 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하지만 산복도로 고유 매력까지 헤칠 경우 자칫 더 큰 잠재력을 잃어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향후 산복도로 도시재생 사업에서는 주민 의견 반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데 전문가들은 이견이 없었다. 동아대 건축학과 이상진 교수는 “새로운 주차장, 도로 확장 등 산복도로 주민이 원하는 게 진정 무엇인지 파악하기 위해 긴 논의가 필요할 것”이라며 “또한 행정기관이 독단적으로 3~4층 높이 저층 고밀 개발로 추진할 게 아니라 충분히 지역 주민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항 북항 재개발과 발맞춘 산복도로 개발 계획의 중요성에도 전문가들은 동의했다. 북항과 부산역, 그리고 산복도로를 잇는 수직축을 구성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부산대 통일한국연구원 김지현 교수는 “북항 재개발과 산복도로가 별개의 것으로 다뤄질 게 아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처럼 산복도로부터 바다까지 이어지는 일직선으로 통과하는 도로, 즉 수직축이 조성될 필요가 있다”며 “부산역을 중간 거점 삼아 홍콩 미드레벨 에스컬레이터, 샌프란시스코 트램 등 보행편의시설로 산복도로와 북항을 연결하는 방법을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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