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류 바뀐 핀에어, '부산-헬싱키 노선' 표류 장기화?
기자간담회서 김해 경제성 언급
"신어산 탓 좌석 13% 비워야"
인천 추가 취항 추진 내비쳐
핀에어가 부산~헬싱키 신규 노선보다 이미 주 7회 운항 중인 서울(인천~헬싱키) 추가 취항을 우선 추진한다고 밝혔다. 핀에어 올레 오버 수석부사장은 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창립 100주년 간담회에서 “서울 노선 추가가 허가된다면 이것이(부산 취항보다) 우선 순위”라고 말했다. 핀에어는 2020년 3월 부산에서 첫 취항을 예정했으나,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를 거치면서 수차례 미뤘는데 사실상 ‘무기한 연기’할 수 있다는 기류가 읽힌다.
올레 부사장은 “부산은 미래 계획에 들어가 있었는데 부산을 둘러싼 지형적인 이유가 경제성에 어려움을 주는 등 제약 때문에 홀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핀에어 김동환 한국지사장은 “부산은 핀에어가 새롭게 취항할 장거리 노선 윗선에 있다”면서도 “경제성 측면에서 (현재 시점의 취항은)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김 지사장은 “김해 활주로 인근 신어산이 있어 (비행기 무게를 줄이려면)12~13% 좌석을 비워야 하고, 동시에 (러시아 영공이 막히면서)기름은 더 채워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핀에어는 러시아 영공을 이용해 부산에서 헬싱키까지 9시간 정도 운항할 계획이었는데, 러시아 항로가 막히면서 45% 이상 늘어난 14시간의 비행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럴 경우 연료를 더 싣는데, 그 늘어난 무게만큼 탑승 인원과 화물 적재량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수익성 측면에서 취항이 어렵다는 의미다.
하지만 현재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헬싱키 노선 역시 러시아 영공이 아닌 북극 항로를 이용하면서 기존 9시간 30분의 비행시간이 13시간 40분으로 늘었다. 인천에서는 돌아가더라도 비행기를 띄우는데 부산 노선에 대해서는 유독 보수적인 접근인 셈이다. 핀에어가 러시아 하늘길이 열리는 즉시 부산 노선을 띄울지도 불투명하다. 김 지사장은 “곧바로 노선 취항을 하기는 쉽지 않다”며 “그 시점에 기제(항공기) 운용 상황을 보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는 추가 운수권 확보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핀에어가 부산 노선을 쉽게 포기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핀에어는 인천~헬싱키 주 7회, 부산~헬싱키 주 3회 운항할 수 있는 운수권을 확보한 상태다. 부산시 관계자는 “핀에어 측과 계속 소통하고 있다”며 “항공사 입장에서 수익성을 고려하는 것은 당연한 측면인데, 기존 분위기와 달라진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어 “러시아 영공 문제가 해결되면 핀에어의 부산 취항이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사진=민지형 기자 oasis@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