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장 정성호 “사실상 은퇴 강요”
침묵하는 국힘 친윤계와 대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친명(친이재명)계가 ‘험지 출마’ 요구에 강력 반발하고 나섰다. 험지 출마 요구는 “낯선 데 가서 죽으라”는 말과 같다는 게 친명계의 주장이다. 험지 출마 논란이 처음 불거진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가 침묵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대응이다.

민주당 ‘친명계 좌장’ 정성호 의원(4선)은 9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 “비민주적”이라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출마의 자유가 있으니까 지역을 선택해서 주권자의 평가를 받는 것”이라며 “누가 요구해서 자기 의지와 관계없이 출마시킨다는 것은 선거에 안 맞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대표 험지 출마 요구에 대해서도 “바람직한 것인지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험지 출마라고 하는 것은 사실 정치를 그만두라는 소리”라고 주장했다. 정 의원은 “험지 출마(요구)보다 (정치를)그만두든지 용퇴하든지 (하라고 말)하는 게 오히려 정직한 말”이라며 “그냥 낯선 데 가서 죽으라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친명계가 험지 출마에 대해 극도의 거부감을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은 국민의힘 친윤계와 비교된다. 친윤계의 경우 험지 출마에 대해 일체 공식적 대응을 하지 않고 있다. 험지 출마 거부가 ‘명분 싸움’에서 득이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민주당에선 친명계 일각에서도 중진 험지 출마 요구가 계속됐다. 친명계 김두관 의원은 이날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부터 험지 출마를 하겠다는 각오로 해야 다선 의원들이 설득도 된다”고 말했다.

반면 비명계에선 이 대표나 친명계 중진의 험지 출마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분석이 나왔다. 조응천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대구 등 험지로 갈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험지 출마할 용기가 있었다면, 희생과 헌신을 할 마음이 있었다면 작년에 인천 계양을로 가지 않고 분당으로 가서 안철수 후보와 맞붙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