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가 부산’ 논란에 다시 불거진 ‘부울경 메가시티’ 좌초 책임론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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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정치권 연일 책임 공방
민주 “입장 돌변한 국힘 책임 ”
국힘 “경남·울산 비협조 탓”
“문 정부 때 성공적 협약 홍보”
민주, 박형준 시장에도 공세
박 시장 “부·경 행정통합부터”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북강서을지역위원장이 9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파기’와 ‘메가시티 서울’ 추진에 대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더불어민주당 변성완 북강서을지역위원장이 9일 부산시청 앞에서 ‘부울경 메가시티 파기’와 ‘메가시티 서울’ 추진에 대한 박형준 부산시장의 입장 표명을 촉구하며 1인 시위를 벌였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제공

‘메가 부산’을 둘러싼 여야의 공방전이 ‘부울경 특별연합 좌초 책임론’으로 확대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입장을 바꿨다며 연일 공세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부울경 특별연합 폐기가 경남과 울산의 ‘비협조’ 때문이었다며 메가시티를 통해 다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국민의힘 소속 강철호 부산시의원은 9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부산이 2030엑스포 행사를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면서 “부울경 메가시티가 출범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의원은 지난 2월 부울경 특별연합이 좌초된 데 대해선 “부산에서 주도적으로 진행했고 상당히 노력을 많이 했는데 울산과 경남에서 이 부분을 먼저 폐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당 일각에서 부울경 특별연합 좌초가 국민의힘 책임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폐기는 지역 갈등의 문제였다고 해명한 셈이다.

강 의원은 “부산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시민단체가 소송하는 과정도 지켜봤지만 결국 각하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국민의힘이 다시 추진하는 메가시티에 대해 “정치화되는 것보다는 충분한 연구기간을 가지고 가져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중앙당에서도 메가시티 구상과 관련 “부작용은 딱히 없다”며 여론전을 강화했다.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 조경태 위원장은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특위 2차 회의를 마치고 “세계적인 흐름이 초광역 도시로 가서 도시 경쟁력을 높이자는 것인데 그게 부작용이 있을 이유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김포 서울 편입’ 구상을 비판한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해서도 불편한 심경을 드러냈다. 조 위원장은 “이 대표는 작년 1월11일 신경제비전선포식에서 초강력 메가시티를 실현시키겠다고 천명했는데 어제 뉴스 보니 본인은 메가시티를 잘 모르겠다 얘기하더라”라며 “메가시티 잘 모르는 분이 왜 그런 대선공약을 내걸었는지 궁금하고 모르면 배워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누구도 이해할 수 없는 서울 확장 정책”이라며 “조금씩 조금씩 확장하다 보면 결국 제주도 빼고 전부 서울 되는 거 아니냐는 비아냥거리는 비난들이 쏟아지지 않느냐”고 발언한 바 있다.

민주당에선 책임론 공세를 이어갔다. 민주당은 특히 여당의 메가부산 전략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박형준 부산시장을 비난했다.

부산시장 권한대행을 지낸 변성완 부산 북강서을 지역위원장은 9일 부산시청 앞에서 1인 피케팅 시위에 나섰다. 변 위원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박 시장은 ‘부울경 메가시티 폐기’와 ‘메가시티 서울’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고 시민들께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에서 정부와의 협약을 통해 부울경 메가시티를 성공적으로 이끌어냈다고 홍보하던 부산시장은 지금 어디에 있는가”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부산시당도 지난 8일 성명을 통해 “부울경 메가시티 입장 돌변해 시민 우롱하는 국민의힘은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부산시당은 “국민의힘 부울경 단체장들은 불과 8개월 전에 지역 소멸을 막기 위해 지방자치법까지 개정하며 출범한 부울경 메가시티를 헌신짝 내팽개치듯이 폐기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공세에 박 시장도 입장을 밝혔다. 박 시장은 이날 기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거점도시를 연결해 메가시티를 만드는 것은 세계적인 트렌드고 미래 도시계획과 발전 면에서는 옳다”면서도 “하지만 지역마다 행정적으로 여건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상황들을 다각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부산과 울산, 경남은 특별자치연합을 안 한 것이지, 부울경 경제동맹을 결성해 추진하고 있고 특별자치연합에서 거론됐던 73개 과제들을 모두 가져와 효율적인 협력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부산과 경남의 행정통합이 논의,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이를 먼저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상생을 통한 지역발전 계획을 부울경이 지속해서 찾아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부울경에 메가시티 논의를 적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 김경희 기자 mis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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