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하마스 전쟁, 해운시장 영향은 아직 제한적”
해진공, 긴급점검 보고서 발간
연료비 부담, 유조선 시황 급등
길어지면 전 선종 수익성 악화
해수부·BPA, 상황 주시 대비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해운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아직은 제한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분쟁이 장기화되면 연료 가격 상승에 따라 선사의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이하 해진공)은 최근 이와 같은 내용의 ‘이스라엘-하마스 충돌에 따른 해운시장 영향 긴급점검’ 보고서를 발간했다고 12일 밝혔다.
해진공은 보고서에서 무력 충돌이 발생하는 이스라엘 인근 지역을 직접 기항하는 선박의 위험은 증가했으나, 시장에 즉각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선종별로 영향은 다를 수 있으며 분쟁이 장기화되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해진공에 따르면 현재 아스돗, 아스글론 등 가자지구와 인접한 항만은 공습 위험을 이유로 일부 운영이 제한된 상태다. 반면, 비교적 멀리 있는 하이파, 에일랏 등 항만은 정상 운행 중이다. 대형 선사들도 자사의 이스라엘 소재 항만이 정상 운영되고 있음을 확인했다.
다만 연료비 부담 증가 탓에 영향을 받는 선종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컨테이너선과 건화물선은 무력 충돌 전후로 유의미한 변화는 없으나, 유조선은 석유 선취 수요 유입 및 중동 기항 프리미엄 형성에 시황이 급반등했다. 분쟁 발생 이후인 지난날 16일 원유선 운임지수는 분쟁 직전인 지난달 6일과 비교하면 40% 상승했다.
분쟁이 장기화하면 선박 연료유 가격이 상승해 선사들의 수익성 악화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13일 연료유 가격은 분쟁 전인 지난달 6일과 비교하면 4.6% 상승했다. 선종과 선형 등에 따라 실제 비용 부담 증가분은 다를 수 있으나, 분쟁이 장기화되면 운항 비용 증가는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게 해진공의 분석이다.
또한 분쟁에 더해 인플레이션 압력 증대에 따른 세계경기 둔화는 전체 선종의 물동량을 위축시킬 가능성이 있다. 다만 기존의 이스라엘과 아랍 국가들 간 전쟁을 살펴봤을 때, 대부분 단기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이번 충돌도 해운시장에 끼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해진공 측은 “다만 이란 개입 등으로 분쟁이 확대돼 장기화하면, 전체 선종에 걸쳐 시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스라엘 -하마스 무력 충돌이 계속됨에 따라 해운업계도 상황을 점검하는 등 대비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해양수산부는 국적선사와 선원의 안전과 수출입 화물의 안정적인 수송을 논의하는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부산항만공사(BPA)도 지난달 부산항을 이용하는 8개 주요 글로벌 선사를 초청해 업무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 무력 충돌 지역의 주요 항만인 이스라엘의 아쉬도드항, 하이파항과 부산항 간 물동량 점유율은 지난해 수출입 기준 각각 0.1%, 0.2%로 비중이 작다.
하지만 BPA는 부산항에 기항하는 총 14개의 유럽 노선 중 4개가 해당 지역에 기항하고 있어 동향을 예의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박혜랑 기자 rang@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