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MS 슈트부터 욕조, 패드까지 최고 기업 되겠습니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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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BIGS 데모데이 최우수상 '(주)코어무브먼트'

욕조에 누워만 있어도 근육 자극
EMS 스파 개발로 가능성 인정
프리A 시리즈 4억 원 투자 유치
생체 데이터 모니터 가술 개발도

코어무브먼트 김명철 대표가 부산 남구 우암동 본사 쇼룸에서 EMS 스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코어무브먼트 김명철 대표가 부산 남구 우암동 본사 쇼룸에서 EMS 스파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

BIGS 부산 창업기업 지원사업은 도약기 창업기업 육성을 목표로 부산시와 한국예탁결제원, 부산항만공사, 한국남부발전, 한국주택금융공사, 주택도시보증공사가 기부금을 조성하고, BNK벤처투자와 기술보증기금이 투자 활성화 목적으로 시작했다. 운영은 부산경제진흥원이 맡고 있다. 올해 BIGS 선정기업 21개사 중 6개사가 지난 2일 부산 동구 초량동 아스티호텔에서 열린 ‘2023 BIGS 데모데이’에서 상을 받았다. 최우수상 수상 기업 3개사 중 한 곳인 (주)코어무브먼트를 소개한다.

■EMS 슈트 국내 최초 제작

코어무브먼트 김명철(42) 대표는 EMS(전기 근육 자극기) 트레이닝이 국내에 막 소개되던 시기, EMS 슈트를 국내 최초로 제작했다. EMS 트레이닝은 2010년대 독일에서 먼저 시작된 운동법이다. 미세전류가 근신경을 자극해 근수축을 일으켜 적은 시간 운동으로도 효과적으로 근력 운동을 할 수 있어 국내에도 알려지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의료기기 회사에 다녔을 때 영업 활동으로 몸무게가 138kg까지 늘어났다”면서 “초등학생이던 딸이 뚱뚱한 아빠가 부끄러우니 학교에 오지 말라는 말에 충격을 받고 다이어트를 시작했고 그때 EMS 트레이닝의 존재를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갖은 노력으로 50kg 감량에 성공한 김 대표는 당시 해외 장비밖에 없던 EMS 장비 국산화를 위해 연구를 시작했다. “EMS 트레이닝의 장점은 2시간 운동할 것을 20분 정도로 줄여준다는 데 있습니다. 다이어트 목적으로도 좋고, 질병이나 노화로 인해 근육 운동이 필요하지만 오랫동안 할 수 없는 사람에게 좋겠다는 생각에 국산 장비 개발에 들어갔고 그렇게 나온 제품이 2016년 법인 전환을 하면서 내놓은 EMS 슈트입니다.”

EMS 슈트를 입고 운동을 하면 효과가 극대화되는 제품이었다. 해외 제품보다 더 저렴한 가격을 내세웠지만, 국내 소비자는 해외 제품을 더 선호했다.

“중국 진출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우리가 만든 제품이 3년 동안 100대 정도 중국에 보급됐고 조금씩 EMS 트레이닝이 활성화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2018년 시작된 ‘사드 사태’로 중국 수출길이 꽉 막혀버렸죠. 사업 방향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습니다.”

■운동 대신 효과 극대화

중국 수출이 막히고 국내 판로 개척도 쉽지 않아 2020년 발상의 전환을 하게 된다. “EMS 트레이닝이 운동으로서는 좋기는 하지만 대상층이 운동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운동을 좋아하면 알아서 땀을 흘리는 운동을 할 것이고 싫어하면 EMS 트레이닝 자체도 진입 장벽이 높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만든 것이 욕조 타입 제품입니다.”

자체 연구·개발을 거쳐 2021년 EMS 스파 제품 2가지를 세계 최초로 내놨다. EMS 슈트를 욕조로 재현했다는 설명이다. 목욕하면서 수중에서 근육에 자극을 주는 제품이다. 운동을 하지 않거나, 물리적으로 운동을 하지 못하는 사람이 근력 증대 효과를 볼 수 있다. 한국해양대, 신라대, 경북대, 양산부산대병원과 협업을 통해 장비를 개발했다.

그 결과 지난해 1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과학기술지주 주식회사, 에트리홀딩스(주)로부터 4억 원 상당의 프리A(Pre-A) 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올해 초에는 부산시 BIGS 기업으로 선정돼 사업 방향 설정에 도움을 받았다.

“한국 건강보험 재정의 30%가 고령층 근골격계 만성 통증에 사용된다는 통계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고령화로 60%로 늘 거라는 전망도 있고요. EMS 욕조가 집에 있으면 쉽게 근력을 관리하고 통증 완화도 할 수 있다고 자신합니다.”

■원격 의료 시대 대비 고도화

코어무브먼트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과 함께 EMS 욕조를 이용하는 사용자의 생체 데이터를 분석하고 상태를 모니터링 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심전도와 몸 곳곳의 근전도 등을 파악할 수 있다. 앞으로 원격 진료 시대가 열리면 의사가 맞춤형으로 EMS 수중 트레이닝 정도를 원격으로 처방할 수 있게 된다.

“욕조에 누워있기만 하면 거기서 수집한 고순도 데이터를 병원으로 보내주고 의사가 욕조 EMS 수준을 처방할 수 있게 됩니다. 원격의료를 결합한 디지털 치료가 되는 셈입니다. 개인의 몸에 맞게 통증 완화가 가능하고 인공지능과 접목되면 더 큰 시장이 열릴 것으로 봅니다.”

최근 코어무브먼트는 현대건설과 협약을 맺고 EMS 욕조 제품 실증에 들어간다. EMS 스파 제품은 신축 아파트에만 설치할 수 있는데, 다음 달 경기 용인에 완공되는 현대건설 아파트 1세대에 설치된다.

이외에도 코어무브먼트는 욕조 안에 넣어 사용할 수 있는 매트형 제품인 ‘EMS 스파 패드’(가칭)를 개발하고 중국 생활용품 대기업과 손잡고 공급할 계획도 세웠다. 내년 국내 출시를 앞두고 있다.

“회사 사명이 홍익인간입니다.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장비를 만들자는 뜻입니다. 앞으로 EMS 제품 활용도는 무궁무진합니다. 가능하다면 부산시와 손잡고 ‘찾아가는 EMS 카’를 만들어 목욕차 대신 건강차 개념으로 취약 계층을 돕고 싶습니다. 고령화 시대 도움이 되는 기업이 되겠습니다.”

글·사진=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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