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대갑, 청년 전략 지역구 지정하라”
서울 출마 선언 하태경, 혁신위에 요구
“당 지도부, 후임 선정 내 의사 반영 약속”
박성훈 차관 등 눈독… 공천 구도 요동
부산 국민의힘의 주력 기반인 동부산권, 그 중에서도 핵심인 해운대갑의 공천 향배가 총선 5개월을 앞두고도 오리무중이다. 이 지역에서 3선을 한 하태경(사진) 의원이 ‘서울행’을 선언하며 자리를 비운 상황에서 후임을 둘러싼 여러 변수들이 복잡하게 얽히면서다.
하 의원은 12일 페이스북에 최근 당 혁신위원회가 제안한 ‘청년 전략 지역구’ 도입에 동의한다는 의사를 밝히며 “내 지역구인 해운대갑을 제1호 ‘청년 전략 지역구’로 지정해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혁신위는 지난 9일 당 우세 지역구 일부를 청년 전략 지역구로 선정해 후보자는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도록 하는 방안을 의결한 바 있다.
혁신위는 우세 지역을 특정하진 않았지만, 부산·울산·경남(PK)를 비롯한 영남권, 서울 강남권 등을 염두에 둔 것으로 알려졌다. 하 의원은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해운대갑은 과거 12년 전 내가 그랬던 것처럼 처음 출마하는 정치 신인이 물려받았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피력한 적 있다”며 “제2의 하태경이 내 지역구인 해운대갑에서 나올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 하 의원은 지난달 서울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 지도부가 지역구 차기 후보에 대해서는 내 의견을 묻고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해운대갑의 경우, 하 의원의 서울 출마가 일찌감치 점쳐지면서 총선 후보군이 두텁게 형성돼 있다. 지난 총선에서 하 의원과 경쟁한 석동현 민주평통 사무처장이 거론되고,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도 이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성하 부산시 투자협력관, 박원석 코레일유통 이사도 이 지역 출마 의지를 보이고 있고, 박지형 변호사는 이미 출마 선언을 했다. 만약 해운대갑이 45세 미만인 청년만 대상으로 하는 전략 지역구이 된다면 이 중 전 협력관만 공천 경쟁에 나설 수 있다. 이 경우 장예찬 중앙당 청년최고위원이 해운대갑으로 움직일 가능성도 거론된다. 타 지역으로 연쇄 반응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현재로선 혁신위 안이 수용될지, 수용된다고 해도 해운대갑이 청년 전략 지역구가 될지는 미지수다. 해운대갑의 보수세가 강하다고 해도 더불어민주당의 후보로 유력한 홍순헌 전 해운대구청장이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전략공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여전하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