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평가 혼용 땐 고교학점제 무의미”… 우려 쏟아낸 학부모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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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2028 대입 개편안 설명회
과목 선택, 절대평가 때 보장 돼
‘내신 5등급제’ 여전히 상대평가
‘지역 학생 입시서 불리’ 지적도
교육부 “우수 학군 유리하지 않아”

지난 10일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교육부가 2028 대입 제도 개편 시안 관련 학부모 설명회를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지난 10일 부산 남구 BNK부산은행 본점 대강당에서 교육부가 2028 대입 제도 개편 시안 관련 학부모 설명회를 하고 있다. 정대현 기자 jhyun@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선택 과목을 없애고 고교 내신을 5등급제로 전환하는 ‘2028 대입 제도 개편안 시안 학부모 설명회’가 부산에서 열렸다. 설명회에 참석한 학부모들은 내신 평가 과정에서 절대평가와 상대평가가 혼용되는 점과 등급제 변화에 따라 지역 학생이 불리해질 수 있다는 점에 우려를 쏟아냈다.

교육부는 지난 10일 부산 남구 문현동 BNK부산은행 대강당에서 사전 신청을 한 학부모 250명을 대상으로 2028 대입 개편 시안에 대한 ‘찾아가는 학부모 정책설명회’를 열었다. 교육부는 지난달 10일 현 중학교 2학년이 치르는 2028학년도 수능부터 선택과목을 폐지하고 2025학년도부터 내신평가 체계를 기존 9등급에서 5등급 상대평가로 개편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대입 개편 시안을 발표했다.

현장에 참여한 학부모들은 교육부의 개편안에 우려를 표시했다. 학생들의 과목 선택 자율성을 보장하는 고교학점제와 내신 상대평가제가 공존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주를 이뤘다. 한 학부모는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해서 기재를 한다고 하면 상대평가가 결국 절대평가를 무력화시키는 게 아니냐”며 “상대 등급이 있는 한 절대 등급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학부모도 “(2025년부터 도입이 예고된)고교학점제 성공 여부는 절대평가를 통한 과목 선택 자율성 보장인데, 절대평가와 상대평가를 병기한다면 고교학점제를 포기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날 설명회에서 교육부 정성훈 인재선발제도과장은 “개편 과정에서 입시의 현실을 도외시할 수 없었다”며 “과목 선택 간 유불리 완화 등 기존 제도를 보완하는 형태로 시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대입 개편안이 지역 학생들에게 불리한 입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내신이 현행 9등급에서 5등급 제도로 변경되면 상위 등급을 받는 학생이 늘어나고 이에 따라 수도권 우수 학군 학생이나 특목고 학생들이 대입에서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정 과장은 “일반고에서 전교 4~5등을 해야 1등급을 받을 수 있는 현행 제도를 바꾸는 방향성 속에서 특목고나 우수 학군 학교가 유리하다는 시각에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교육부는 2028 대입 개편 시안과 관련해 지난달 서울을 시작으로 대전, 광주, 부산에서 학부모 대상 설명회를 개최했다. 교육부는 오는 20일 서울에서 대국민 공청회를 개최한 뒤 국가교육위원회 검토를 거쳐 올해 중으로 2028 대입 제도 개편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한편 전교조와 학부모 단체 등 전국 45개 단체는 이날 설명회 전 기자회견을 열고 대입 제도 개편 시안에 우려를 표시하며 전면 철회를 촉구했다. 이들은 “내신 5등급 상대평가로 인구가 적은 지역 학생들은 좋은 성적을 받기 매우 어려워 지역 격차를 심화시킬 것”이라며 “사교육비 폭증을 종식하고 진정한 교육개혁으로 나아가기 위한 첫걸음을 내딛기 위해 개편 시안을 철회하라”고 주장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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