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복도로 ‘골병계단’ 정비 전수조사 나선다
부산 동구청 1억 6000만 원 투입
내년 용역… 5개년 계획 세워 개선
민원 제기 전 문제점 선제적 파악
속보=부산 동구청이 산복도로 고지대 계단 정비를 위한 전수조사 용역에 나선다. 좁고 가파른 계단 길 등으로 교통약자의 통행이 어려운 산복도로의 보행권 문제가 지적(부산일보 10월 12일 자 1면 등 보도)되자 개선 방향 찾기에 나선 것이다.
동구청은 산복도로 고지대 주민 보행 불편 개선을 위해 동구 내 계단의 전수조사 용역을 추진해 정비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2024년부터 구비 1억 6000만 원을 편성, 전수조사 용역을 시행한 뒤 5개년 계획을 수립해 정비가 시급한 구간부터 개선할 계획이다.
이번 전수조사는 경사로 계단의 문제점에 대한 선제적 파악 없이 민원과 자체 판단으로만 정비 사업지를 정하고 있는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실시된다. 현재 동구 관내의 계단은 210개소로 초량동 75개·수정동 65개·범일동 50개·좌천동 20개다.
고지대 노후 계단을 대상으로 파손 부분 정비 등 보수도 진행 중이다. 이 사업에는 구비 5억 원과 부산시 주민참여예산 1억 원이 투입된다. 그간 일부 파손된 부분을 시멘트로 메우는 75만 원짜리 소규모 공사를 진행했던 것에 비하면 상당히 대대적인 규모의 정비다.
보수 대상은 총 7곳으로 동구에 위치한 △수정공원상로 90-1 △망양로 685번길 46 △망양로 735번길 △증산로 109번길 6 △증산로 73번길 3 △증산로 121번길 6 △범상로 43번길 일원에서 작업이 이뤄진다. 모두 산복도로 고지대에 자리하고 있다.
동구청은 걷기에 이상적인 계단의 기준을 설정해 이에 맞춰 산복도로의 계단을 보수할 예정이다. 높이 18cm, 너비 30cm가 기준이다. 현재 산복도로의 계단은 발을 내디딜 수 있는 계단 너비가 채 30cm가 되지 않고, 계단 일부가 부식돼 떨어져 나간 곳은 너비가 20cm 남짓에 불과한 곳도 있다.
이 밖에도 △계단 하부 하수시설 개선 △미끄럼 방지 조치 △계단 옆 국유지 쉼터 조성 등을 통해 이용자의 불편을 해소하고 계단 침하 등 파손을 예방해 주민 생활 불편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김진홍 동구청장은 “동구는 산복도로가 많은 지역으로 그간 보행 불편 개선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았다”며 “이번 전수조사로 고지대 노후 계단의 체계적인 정비 계획을 수립해 주민들의 보행안전과 주거환경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한편 산복도로의 낙후된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2021년부터 10년간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이 추진됐지만, 정작 주민들이 소외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총사업 예산 809억 원 중 관광 문화 조성에만 409억 원의 막대한 금액이 투입됐다. 반면 계단 정비 등 주민 생활 개선에 쓰인 예산은 10%가 겨우 넘는 101억 원에 불과했다.
양보원 기자 bogiza@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