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유치가 글로벌 부산 디딤돌 되길”[부산 is ready]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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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모창 가수 ‘싸이버거’ 신지원 대표
실사단 감동시킨 ‘부산역 환대’ 연출 주역
광장서 5500여 명 인파·함성 이끌어

'싸이버거’ 신지원 ‘쇼단’ 대표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역에 도착한 지난 4월 4일 시민들과 함께 환영 행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싸이버거’ 신지원 ‘쇼단’ 대표가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부산역에 도착한 지난 4월 4일 시민들과 함께 환영 행사를 하고 있다. 김종진 기자 kjj1761@

“부산 사람들은 정말 따뜻하다. 세계 각국으로 수많은 실사를 다녀봤지만 부산같이 열정적인 환대는 처음이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드미트리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지난 4월 6일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부산 실사 마지막 날 기자회견에서 부산에 대한 인상을 이렇게 밝혔다. BIE 실사단은 6일간의 한국 일정에서 가장 감동적인 순간으로 부산에 도착한 첫날 시민들이 준비한 ‘부산역 환대’를 꼽았다.

다양한 국적의 실사단 8명은 물론 부산역에 나간 시민 5500명까지 한마음으로 만든 ‘숨은 장본인’이 있다. ‘싸이버거’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축제·사회 전문업체 ‘쇼단’의 신지원(40) 대표다. 가수 싸이의 모창 가수로 알려졌지만, 부산에서 2005년 돌잔치 사회부터 시작해 수천 회 이상 무대에 선 베테랑 가수 겸 사회자다.

그는 BIE 실사단 방문 한 달 전인 지난 3월 초 부산시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시 관계자는 실사단을 환영하기 위해 시민 수천 명을 부산역에 모은다는 계획까진 세웠지만, 이들을 하나로 결집할 사람은 싸이버거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사단이 부산역에 도착해 머무는 시간은 10여 분. 신 대표는 실사단의 부산 첫인상을 결정지을 가장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신 대표는 “곡 선정부터 고민이 많았다. 댄서 100명을 먼저 모집해 안무를 맞추고 연습했지만, 전체가 모인 것은 행사 당일이 처음이었다”고 말했다.

부산역 환대의 하이라이트는 실사단이 부산역 2층 광장에 서는 순간 5500명이 동시에 외친 함성이었다. 신 대표는 “실사단은 풍물놀이패의 연주 소리로 광장에 이 정도로 많은 사람이 모였을 줄은 몰랐을 것”이라면서 “무선 마이크를 통해 이들의 동선을 점검하며 광장 2층에 서자마자, 실사단이 엄청난 인파와 함성으로 깜짝 놀라도록 기획했다”고 밝혔다.

신 대표는 공식 무대 후 실사단이 준비된 버스에 타는 시간과 부산역을 완전히 떠나는 시간까지 고려했다. 시민 5500명이 공식 행사 후 이제 끝났다며 축 늘어지는 모습을 실사단이 본다면 부산 시민의 진심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싸이를 우상으로 한평생 노래해 온 그답게 공식 행사 후에도 시민들과 즐길 싸이 노래 3곡을 준비했다. 2005년 돌잔치에서 싸이 노래를 부른 것을 계기로 평생 무대에 서겠다고 결심한 신 대표의 주특기를 꺼낸 것이다. ‘강남스타일’ ‘연예인’에 이어 ‘예술이야’를 부르는 순간 실사단을 태운 버스는 부산역 광장을 떠났다.

그는 “실사단을 태운 차가 완전히 떠나가고 시민들과 함께 ‘우리가 해냈다’는 마음에 서로 얼싸안고 사진도 찍으며 정말 행복했다”고 말했다.

부산 토박이로 수없이 많은 무대에 섰지만 신 대표도 처음에는 월드엑스포를 잘 알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솔직히 ‘도대체 엑스포가 뭘까’라는 질문으로 접근했지만, 부산에서 엑스포 관련 행사를 진행하며 관심이 높아졌다. 이제는 충분히 유치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활기가 넘치는 대도시이면서 산과 바다가 있는 부산처럼 매력적인 곳은 전국 어디에도 없다. 부산에 살고 있는 청년으로서 반드시 엑스포를 유치해 전 세계인이 찾고 싶은 부산으로 성장해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성현 기자 kks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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