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재웅 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장 “다양하고 정제된 학부모들 의견, 학교에 전달할 것”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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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학교 운영위원으로 첫발
학부모 악성 민원 등 해소 소통 나서
“다둥이 아빠로 교육 현안 살펴볼 것”

“학교별로 있는 학부모회가 교사와 학부모 사이의 가교 역할을 한다면 학교 공동체의 신뢰 회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 이재웅 회장은 학교 공동체의 위기 속에서 학부모 단체가 ‘중간자’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지난 7월 서울 서이초등학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교권 회복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고 교권 보호 대책이 나오면서 학교 현장 변화를 이 회장도 체감하고 있다.

이 회장은 “아이들을 위해 헌신하는 교사들의 목소리가 학부모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자성의 계기가 됐을 것”이라며 “다만 일부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들로 인해 선량한 학부모들까지 위축되고 설 자리가 줄어들어 학교 현장의 소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교권 강화 방안 모색을 위한 부산시교육청 간담회에서 교육 공동체 회복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이 회장은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서로를 존중하기 위한 차원에서 CCTV를 학교에 설치하고 학교마다 있는 학부모회를 통해 소통 기능을 활성화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는 “교사를 감시하는 차원의 CCTV가 아니라 학생도 교사를 존중하고 교사도 학생을 존중하는 장치로 CCTV가 필요하다는 의미”라며 “학부모도 자녀 이야기만 듣고 상황을 오판하는 일을 막아 교사가 교실에서 교육할 때 부담을 덜어주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최근 들어 학부모와 교사가 반목하는 현상도 학부모회의 중간자 역할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믿는다. 일부 학부모의 악성 민원도 학부모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통해 정화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는 “학부모가 학교 급식에 대해 민원을 넣는 경우 학부모회 차원의 모니터링 시스템 결과를 보고 민원을 철회하거나 수긍하기도 한다”며 “학부모회 차원에서 다양한 의견이 모이고 정제된 의견이 학교로 전달된다면 지금의 교권 침해 문제도 일정 부분 완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2007년 자녀의 학교 운영위원으로 교육 현장에 처음 발을 내디뎠다. 학부모회장, 운영위원장, 학부모총연합회 회장 등을 두루 거쳤다. 그는 2007년 당시 학부모로서 운영위원, 학부모회 활동 등을 하는 것을 고사했다. 학교에는 ‘아빠’가 없었기 때문이다. ‘학교에도 아빠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는 주변의 권유에 용기를 냈다. 다둥이 아빠인 그는 2018년 부산학교학부모총연합회 회장을 한 뒤 5년 만에 다시 회장이 됐다.

이 회장은 “학부모는 아버지와 어머니인데 활동하는 부모는 어머니뿐인 것이 학교의 현실”이라며 “아버지와 어머니의 시각이 차이가 있을 수도 있는 만큼 학부모를 대표하기도 하지만 아버지를 대표해서 현안을 본다는 심정으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학부모총연합회장에 취임한 그에게 남은 임기는 6개월 남짓이다. 이 회장은 남은 임기 동안 개별 학교의 학부모회가 ‘학교 공동체의 목소리를 담는 그릇’이 되도록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갈 계획이다. 그는 “아이들의 교육 환경, 교육 여건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이 부모의 마음”이라며 “부모의 마음, 아버지 마음을 기본 자세로 학교 현장 곳곳에 필요한 이야기, 보탬이 되는 활동들을 이어나가겠다”고 다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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