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가덕신공항엔 거점 항공사가” 에어부산 분리매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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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상공계, (주)동일 중심 인수 입장 발표
실현 방안 조속히 마련해 정부 등 설득 필요

에어부산 A321neo 항공기. 연합뉴스 에어부산 A321neo 항공기. 연합뉴스

부산 상공계가 13일 지역 건설업체인 (주)동일을 중심으로 에어부산을 인수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지역에서 에어부산의 분리매각과 인수 의지를 천명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부산시가 지역 업체들과 에어부산 분리매각 문제를 다룰 TF(태스크포스)를 추진할 방침을 밝힌 직후 나온 소식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에어부산 분리매각은 최대 주주인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에어부산을 떼어 내 다른 업체가 인수토록 하자는 것이다. (주)동일의 경우 에어부산 지분을 3.3% 가지고 있다. 부산시가 분리매각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고, 지역 유력 업체가 적극적인 인수 의사를 밝힌 만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합병 논의가 벌써 3년 이상 끌고 있다. 유럽연합 등의 반발이 커 일각에선 합병 자체에 대한 회의론까지 대두하는 형편이다. 당초 부산은 통합LCC 유치를 꿈꿨는데, 지금 상황에선 통합LCC가 출범할 수 있을지 전망이 불투명하다. 설사 출범하더라도 대한항공의 모 그룹인 한진그룹 조원태 회장의 과거 ‘진에어 중심의 인천 허브’ 발언이나 현 정부의 수도권 위주 항공정책을 고려하면 통합LCC 본사의 부산 유치는 기대하기 어렵다. 그렇게 되면 부산으로선 부산을 모태로 탄생한 지역 항공사를 영원히 잃게 되고, 나아가 양질의 일자리와 물류 역량까지 대폭 축소되는 최악의 결과를 맞을 수밖에 없다.

이미 에어부산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합병 위기에다 은행 채권단의 관리 아래 있다 보니 신규 항로 개설이나 인력 보강, 새 항공기 도입 등이 전면 차단되면서 경쟁력 손실이 심각한 지경이다. 에어부산 자체의 생존을 위해서도 부실기업인 아시아항공으로부터의 분리매각이 가장 현실적인 대안인 셈이다. 무엇보다 부산 지역사회는 에어부산이 2029년 조기개항을 앞둔 가덕신공항의 거점 항공사로서 기능하기를 염원해 왔다. 가덕신공항의 성공 여부는 2030엑스포 개최와 함께 부산의 미래가 걸려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에어부산이 분리매각돼야 하는 가장 핵심적인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주)동일 측은 에어부산 분리매각 TF에서 자금 액수와 방법을 결정해 주면 따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재로선 에어부산 분리매각 가능성은 낮다고 봐야 한다. 대한항공이 에어부산을 떼어 낸 아시아나항공 합병을 원하지 않고, 주 채권 산업은행도 LCC 문제는 양 항공사의 합병 이후에 논의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부산시와 지역 상공계는 실현 가능한 에어부산 분리매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고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쥔 정부와 산업은행을 설득해야 할 것이다. 지역 정치권도 여야를 가리지 말고 힘을 보태야 한다. 에어부산 분리매각을 내년 총선의 주요 이슈로 부각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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