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설 잠재우기? 연일 보수 결집 행보 나선 윤 대통령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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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전 대통령과 잇딴 회동
새마을대회서도 보수 이념 강조
텃밭 ‘신당 바람’ 조기 진화 해석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 북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7일 대구 북구 칠성종합시장을 방문해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보수 대결집 행보가 여권 내 비주류가 추진하는 신당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통적 지지층에 구애하는 동시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을 견제하기 위해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12일 만인 지난 7일 대구를 찾았다.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한 데 이어 전통시장을 방문해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는 발언도 내놨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예정에 없이 달성군 사저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박정희 향수’를 자극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2023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청년의 약속’ 선포식에 참석해 새마을 운동의 의의를 설명하면서 또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과 번영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라는 국민들의 의지와, ‘하면 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러한 의지와 신념을 이끌어준 위대한 지도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보수 결집 행보와 대구·경북(TK)에 대한 구애를 이어가는 것이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을 한다고 하면 아마 대구에서 어떤 승부를 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선택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절대 회피하지 않겠다”고 TK 공략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설에 대해 “파괴력이 없을 것”이라고 폄하하면서도 견제하는 분위기다. 대구에서의 당선 여부를 떠나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힘 지지표를 상당 부분 잠식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준석 신당의 파괴력을 잠재우는 데는 윤 대통령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최근과 같은 보수 결집 행보와 민생 현장 탐방을 통해 지지율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킬 경우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던 2030 세대의 지지가 어느 정도 복원되느냐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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