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당설 잠재우기? 연일 보수 결집 행보 나선 윤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과 잇딴 회동
새마을대회서도 보수 이념 강조
텃밭 ‘신당 바람’ 조기 진화 해석
최근 윤석열 대통령의 보수 대결집 행보가 여권 내 비주류가 추진하는 신당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전통적 지지층에 구애하는 동시에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주도하는 신당을 견제하기 위해 이 같은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서울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고 박정희 전 대통령 추도식에 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만나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이후 12일 만인 지난 7일 대구를 찾았다. ‘바르게살기운동 전국회원대회’에 참석한 데 이어 전통시장을 방문해 “대구에 오니 힘이 난다”는 발언도 내놨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을 만나기 위해 예정에 없이 달성군 사저를 방문했다. 윤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 시절 당시 국정 운영을 되돌아보면서 배울 점은 지금 국정에도 반영하고 있다”면서 ‘박정희 향수’를 자극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2일에는 2023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 ‘청년의 약속’ 선포식에 참석해 새마을 운동의 의의를 설명하면서 또다시 박정희 전 대통령을 간접적으로 거론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눈부신 성장과 번영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 보세’라는 국민들의 의지와, ‘하면 된다’는 신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러한 의지와 신념을 이끌어준 위대한 지도자도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보수 결집 행보와 대구·경북(TK)에 대한 구애를 이어가는 것이 이준석 전 대표의 신당설을 겨냥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신당을 한다고 하면 아마 대구에서 어떤 승부를 보는 것이 가장 어려운 선택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하고 절대 회피하지 않겠다”고 TK 공략 의지를 공공연하게 밝히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전 대표의 대구 출마설에 대해 “파괴력이 없을 것”이라고 폄하하면서도 견제하는 분위기다. 대구에서의 당선 여부를 떠나 ‘이준석 신당’이 국민의힘 지지표를 상당 부분 잠식하는 것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여권에서는 이준석 신당의 파괴력을 잠재우는 데는 윤 대통령의 역할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윤 대통령이 최근과 같은 보수 결집 행보와 민생 현장 탐방을 통해 지지율을 지속적으로 상승시킬 경우 이 전 대표의 영향력은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윤 대통령의 당선에 크게 기여했던 2030 세대의 지지가 어느 정도 복원되느냐도 적지 않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석호 기자 psh21@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