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비전에 ‘북핵 위협’ 명시
신원식·오스틴 양국 국방장관 명의 발표
“북 위협 대응·세계 안보 기여 태세 구축”
10년 만에 ‘맞춤형 억제전략’도 개정
한국과 미국이 13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안보협의회(SCM)를 계기로 4년 만에 ‘한미동맹 국방비전’(이하 국방비전)을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날 신원식 국방부 장관과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 명의로 발표한 SCM 공동성명과는 별도로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한 ‘국방비전’을 언론에 배포했다. 한미는 국방비전에서 “동맹은 변화하는 안보 환경을 감안해 우리의 가장 근본적이고 시급한 위협인 북한에 대응하는 동시에 지역과 세계의 안보에 기여하는 미래지향적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국방비전은 문재인 정부 때인 2019년 SCM 때도 발표됐지만, 당시에는 ‘북한’이라는 단어가 포함되지 않았다. 반면, 이번엔 “북한을 포함한 역내 적대적 행위자들의 전략적 공격과 침략을 억제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한미동맹은 북한에 대한 억제 능력의 완전성을 제고하기 위해 유사시 미국 핵 작전에 대한 한국의 재래식 지원을 공동으로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북한 위협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한미 국방장관은 이날 점증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문서인 ‘맞춤형 억제전략’(TDS)도 10년 만에 개정했다. TDS는 북한의 핵·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한미 국방장관 간 전략문서다. 2013년 10월 서울에서 열린 SCM을 계기로 처음 작성됐는데, 이후 급속도로 고도화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SCM 이전에 개정한다는 목표로 논의를 진행해왔다.
개정 TDS에는 북한의 핵·WMD 사용 가능성에 대비해 미국의 핵 능력을 포함한 한미동맹의 모든 능력을 활용하는 방안이 반영됐다. 특히 양국 정상이 지난 4월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미가 함께하는 확장억제’에 합의함에 따라 정보공유를 비롯해 기획과 실행 등 확장억제의 전략적 방향성이 개정 TDS에 반영됐다. 한미는 “개정된 한미 맞춤형 억제전략(TDS)은 억제에 대한 한미동맹의 상호 접근을 증진하고 북한을 억제하기 위한 더욱 강력하고 유연한 전략적 기틀을 제공할 것”이라며 “동맹은 연합방어능력과 태세를 강화하기 위해 연합합동실사격훈련을 포함한 연합연습과 훈련의 규모와 범위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오스틴 장관은 SCM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9·19남북군사합의 효력정지 문제에 대해 “앞으로 어떻게 해결해나갈지 긴밀하게 협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