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4년제·교대 통합… 지역 대학 개혁 신호탄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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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 등 글로컬대학 10곳 선정

학령 인구 감소 속 타 지역 파급력 클 듯
부산시 연계·재정 지원 모델 득점 요소
울산대 융합학부 모집·1000억 펀드 조성
경상대 공유개방형 대학 모델 설립 호평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부산대·부산교대가 선정됐다. 부산대 차정인 총장, 부산교대 박수자 총장, 부산시 이성권 경제부시장 등이 13일 오후 부산대 운죽정에서 선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교육부의 ‘글로컬대학30 사업’에 부산대·부산교대가 선정됐다. 부산대 차정인 총장, 부산교대 박수자 총장, 부산시 이성권 경제부시장 등이 13일 오후 부산대 운죽정에서 선정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역대 최대 지역 대학 재정 지원 사업으로 큰 관심을 모은 정부 글로컬대학 선정에 부울경에서 부산대·부산교대, 경상국립대, 울산대가 선정된 데는 3개 대학의 ‘구체적인 혁신 밑그림’과 ‘지자체 지원’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대의 교대 통합은 지역 대학 위기 속에 향후 전국 곳곳에서 논의 중인 대학 간 통폐합 등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13일 오후 부산대 차정인 총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컬대학 선정 요인을 ‘파급 효과’라는 말로 요약했다.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이 이례적인 4년제 종합 대학과 교대의 결합인만큼 학령 인구가 줄어들어 위기에 처한 타 지역 교대에도 파급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다. 차 총장은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을 통해 종합 대학에서 유·초·중등교사를 길러내는 방향성을 가지고 통합을 준비해왔다”며 “전국 10개 교육 대학의 발전에 중요한 화두를 던지는 일로 교육부가 평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대는 지난 4월 글로컬대학 선정 공고 이후 부산교대와 통합을 핵심으로 글로컬대학 사업을 준비했다. 부산대와 부산교대와 통합 논의는 2018년부터 있었지만 교대의 반대 등으로 진전이 없었다. 하지만 1000억 원이 지원되는 글로컬대학 사업으로 구성원 설득이 이뤄졌고 통합은 논의 5년만에 가시적인 성과를 내게 됐다. 두 대학은 연내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통합위원회를 꾸려 통합 논의에 나선다. 교육부는 내년 중 통합계획서를 제출할 것을 두 대학에 요구한 상태다. 차 총장은 “교육부 제출 기한 전에 빠르게 통합 모델을 구성해 두 대학 통합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부산대와 부산교대의 통합 모델을 물리적 통합이 아닌 지역과 연계시킨 ‘에듀테크 도시 만들기’ 전략도 글로컬대학 선정의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단순히 두 대학의 결합을 넘어 지역을 에듀테크 메카로 살리겠다는 구상은 지산학 협력모델에 높은 점수를 주는 글로컬대학 선정에서 주요 ‘득점 요소’가 됐다.

부산의 미래 핵심 지역으로 꼽히는 지역인 에코델타시티, 명지국제신도시, 센텀2지구와 연계한 대학 발전 모델과 시의 명확한 재정 지원 계획도 부산대의 글로컬대학 선정에 큰 지원군이 됐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부산시 이성권 경제부시장은 “부산시 재정을 글로컬대학 예산과 함께 투입해 글로컬대학 사업이 지역 산업 발전에 마중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울산대와 경상국립대의 글로컬대학 선정도 과감한 혁신과 지자체의 전폭적인 지원의 합작품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울산대는 기존 10개 단과대학, 51개 학부(과) 체제에서 6개 단과대학, 16개 융합학부로 개선하고 2025년부터 의대를 제외한 나머지 모집정원은 모두 융합학부로 모집한다. 학부 정원을 감축해 차세대 이차전지·탄소중립기술·의과학 등 신산업 분야 대학원을 신설하고 울산과학기술원(UNIST)와 공동 학위과정도 운영한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 사회에서 총 1000억 원 규모의 지역산업육성펀드도 조성된 상태다.

경상국립대의 경우도 공유개방형 대학 모델인 우주항공대학(CSA)을 설립하고 우주항공대학 우수 학생에게 등록금과 생활관비를 전액 면제하는 안이 선정 과정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글로컬대학 사업이 추구하는 메시지가 혁신인만큼 학과 간 ‘벽 허물기’를 통해 다양한 융합전공을 개설하고 우수 교원을 초빙해 지역 특성화 산업인 우주항공 분야 인재를 양성한다는 계획도 지산학 협력의 우수 사례로 꼽혔다.

교육부는 이날 글로컬대학 지정 발표 기자회견에서 “추진 방향·절차가 좀 더 현실성 있고 명확한지, 다른 대학에 불러일으키는 반향이 큰지 여부가 글로컬대학 지정에 중요한 평가 요소였다”며 “내년 1월께 글로컬대학 2차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준용 기자 jundragon@busan.com , 김길수 기자 kks66@busan.com ,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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