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은 식단인데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질까? [궁물받는다]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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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꾸로 식사법이란 말 그대로 식사하는 순서를 거꾸로 하는 것입니다. 식단 내 영양소를 식이섬유→단백질→탄수화물 순으로 섭취하는 방법으로 한식의 경우 야채류를 먹은 다음 육류, 밥 순서로 먹는 것인데요. 이 방법을 이용해 식사를 하면, 다시 말해 보통 밥부터 먹던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는데 정말 그럴까요? 한국식생활교육학회 상임이사이자 숭의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정혜연 교수에게 물어봤습니다.


-똑같은 식단인데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지나?


"식이섬유 중 가용성 식이섬유는 물을 흡수하여 젤을 형성해서 위를 그득하게 채운다. 따라서 포만감이 높아지므로 식욕 조절에 도움이 된다. 또한 탄수화물, 지방 등이 소화효소와 접촉하는 것을 방해하여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춘다. 단백질은 그렐린 등 식욕 조절 호르몬의 분비를 조절하여 식욕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식이섬유, 단백질 등으로 배를 먼저 채우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탄수화물을 마지막으로 섭취하는 이유는 먹는 양을 되도록 줄이기 위해서다. 식이섬유와 단백질 음식으로 배를 채운 뒤 먹는 탄수화물은 소화가 늦어져 혈당이 서서히 올라가면서 인슐린이 적게 분비되므로 체중관리에 도움이 된다."


-거꾸로 식사법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사항은?


"거꾸로 식사법을 실천할 때에는 오므라이스, 볶음밥, 비빔밥 등 여러 가지 식품이 섞여 있는 음식은 피하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영양소를 순서대로 섭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한 체중 감소에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섭취 열량임을 기억해야 한다. 거꾸로 식사법, 간헐적 단식, 저탄고지 등 유행하는 다이어트 방법을 아무리 열심히 따라 해도 섭취 열량을 줄이지 않으면 체중이 감소하지 않는다."


-식후에 먹는 과일, 우리 몸에 괜찮은가?


"과일에는 수분, 식이섬유소, 비타민 등의 영양소가 풍부하여 적당하게 섭취하면 건강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모든 사람에게 도움이 되지는 않는다. 우선 당뇨병 환자는 과일섭취에 주의해야 한다. 과일에는 단맛을 내는 당류가 풍부하여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는데, 식후에 과일을 섭취하면 혈당이 더 상승하게 된다. 따라서 과일 대신 당류가 적은 채소를 통해 식이섬유소와 비타민을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만약 과일을 먹고 싶다면 식후보다는 식간에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꺼번에 많은 양의 과일을 먹기보다는 조금씩 여러 번에 나누어 먹는 방법이 혈당의 급격한 상승을 막을 수 있다. 한편 체중감량 중인 비만인도 과일을 자제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과일의 당류를 통해 에너지 섭취가 증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건강한 식생활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리나라 성인의 건강을 위협하는 주요 영양문제로는 아침 결식과 잦은 외식을 꼽을 수 있다. 바쁜 직장인들은 아침식사를 거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두뇌의 에너지원인 포도당이 부족하여 집중력이 저하되고 실수가 잦아진다. 또한 공복감이 심해지면서 점심에 폭식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건강에 해롭다."


"직장인은 하루에 최소 한 끼는 밖에서 식사를 할 때가 많은데, 외식은 집에서 먹는 식사에 비해 에너지, 지방, 나트륨 함량이 높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맛있게 만들기 위해 짜고 달고 기름지게 조리하기 때문이다. 또한 양도 집밥에 비해 많기 때문에 외식이 잦으면 열량과잉과 비만이 되기 쉽다."


"나트륨이 특히 문제인데 나트륨 과다섭취는 고혈압으로 이어진다. 외식 시 즐겨 찾는 짬뽕의 나트륨 함량은 4000mg으로 하루 섭취기준인 2300mg의 2배에 가깝다. 육개장에는 2853mg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하지만 국물은 먹지 않고 건더기만 건져 먹는 경우 나트륨 섭취량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으므로 되도록 국물은 먹지 않도록 한다."


"또한 샐러드 등 각종 음식에 소스를 곁들일 때에는 '부먹' 보다는 '찍먹'으로 먹는 것이 나트륨 섭취를 줄이는데 도움이 된다. 통조림 등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각종 첨가물에도 나트륨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조금만 섭취하는 것이 좋겠다. 나트륨 과잉섭취로 인해 혈압이 상승할 때에는 칼륨을 같이 섭취하면 조금 도움이 된다. 칼륨은 바나나, 감자 등의 과일과 채소에 많이 함유되어 있다."


※ '궁물('궁금한 것은 물어본다'는 뜻) 받는다'는 독자들의 사소한 질문을 받아 전문가들에게 대신 질문해 주는 코너입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온라인 커뮤니티게시판에서 봤던 재미있는 가설들이나 믿기 어려운 루머들을 댓글이나 메일(sksdmswl807@busan.com)로 알려주세요.



김은지 부산닷컴 기자 sksdmswl807@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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