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누부터 생리대까지… 주요 생활용품 가격 1년 새 18% 상승
80개 제품 중 41개 판매가 올라
목욕·세탁 등 개인서비스 요금↑
가공식품·농축산물도 모두 상승
정부 "주요 품목 밀착 관리"
전방위적인 물가 상승 압박이 가중하는 가운데 최근 1년 새 먹거리 외에 생활용품 가격도 크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가공식품, 농축산물 가격도 급등해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더 커지고 있다.
14일 한국소비자원의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 따르면 이달 기준으로 생활용품 27개 품목 80개 제품 중에서 절반이 넘는 41개 제품 판매가가 지난해 11월보다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이 내린 제품은 31개, 가격 변동이 없는 제품은 8개였다. 가격이 오른 제품의 평균 상승률은 18%였다. 41개 제품 중 21개가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부문별로는 가사용품(12개 품목) 35개 제품 중 23개 가격이 올랐다. 살균소독제, 섬유유연제, 섬유탈취제, 주방·세탁세제, 키친타월, 위생백, 습기제거제 등 거의 모든 품목의 가격이 뛰어 평균 12.5%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로션, 바디워시, 비누, 생리대, 샴푸, 염색약 등이 포함된 위생용품(14개 품목)의 경우 43개 제품 중 가격이 오른 것은 18개였다.
가사용품에 비해 가격이 상승한 제품 수는 적었으나 평균 상승률은 25.2%로 더 높았다. 참가격 기준으로 소비자가 가장 많이 찾는 가공식품 32개 품목 가운데 24개 가격 역시 1년 새 15.3%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서비스 요금도 예외 없이 올랐다. 서울지역 기준으로 지난달 평균 목욕 요금은 1만 원으로 지난해 10월(8538원)에 비해 17.1% 상승했다. 세탁 요금은 8231원에서 8923원으로 8.4% 뛰었고, 이용 요금은 1만 1154원에서 1만 2000원으로 7.6% 올랐다.
이 밖에 미용 요금(2만 385원→2만 1231원)은 4.2%, 숙박(여관) 요금(4만 8846원→5만 769원)은 3.9% 각각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등에 따르면 지난달 우유 소비자물가지수는 122.03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4.3% 올랐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있던 2009년 8월(20.8%) 이후 14년 2개월 만의 최고치다.
또 설탕은 17.4%, 아이스크림은 15.2%, 커피는 11.3% 각각 올랐다. 설탕은 2년 전인 2021년 10월과 비교해 34.5%나 올랐고 아이스크림은 23.8%, 커피는 23.0% 각각 상승했다.
빵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5.5% 올랐지만 2년 전보다 21.6%나 상승했다. 식용유는 1년 전보다 3.6% 오르는 데 그쳤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47.9%나 높다.
지난달 밀가루는 1년 전 대비 0.2% 내리긴 했지만 2년 전보다 36.5%나 높다. 물가가 이미 올라 있는 상태에서 최근 소폭 하락한 것이다.
라면도 1년 전 대비 1.5% 하락했지만 2년 전보다 10.0% 높고, 스낵 과자는 1년 전보다 0.9% 내렸지만 2년 전보다 12.7% 높다.
치킨은 1년 전보다 4.5% 올랐고, 2년 전보다는 15.2%나 높다. 햄버거도 1년 전보다 6.8% 올랐지만 2년 전과 비교하면 19.6% 상승한 상태다. 지난달 사과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무려 72.4% 올랐고 생강은 65.4%, 파는 24.6%, 토마토는 22.8% 각각 올랐다. 배추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5.1% 하락했지만 2년 전보다 63.5% 높은 상태다. 무도 지난해 같은 달보다 36.2% 떨어졌으나 2년 전보다 39.1% 높다.
정부는 평소 서민들이 많이 찾는 이들 품목을 밀착 관리해 물가 안정에 총력 대응할 방침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신선 농산물은 원래 품목별 담당자가 있어 매일 체크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가공식품도 마찬가지로 전담자를 지정해 업계와 가격 동향 등을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황상욱 기자 eye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