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 거주 청년 목소리 생생하게 전하고 싶어요”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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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단체, 지역민 인터뷰 진행
토박이 등 소외 문제점서 시작
장단점 공유·지역 활성화 모색

부산 영도구 청년단체 ‘심오한연구소’ 관계자가 영도구에 사는 청년을 인터뷰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영도구 청년단체 ‘심오한연구소’ 관계자가 영도구에 사는 청년을 인터뷰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joon@

부산 영도구 한 단체가 지역 소멸에 대한 청년들의 의견을 모으고 있다. 지금까지 지역소멸에 대한 정책 방향이 일자리, 주거에 편중돼 정작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가 소외됐다는 것이다.

영도 청년단체 ‘심오한연구소(이하 연구소)’는 지난 2일부터 영도에 거주하는 청년 2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인터뷰 대상은 영도 토박이를 비롯해 이주 청년, 영도를 떠났다가 다시 돌아온 ‘U턴 청년’ 등이다.

연구소는 인터뷰 취지로 ‘지역 소멸에 대한 관점 전환’을 이야기했다. 일자리, 주거 등 중장기적인 지역소멸 해결책만큼 실제 평범한 지역 청년이 생각하는 지역의 현 상황을 들어보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다.

이번 인터뷰 기획에 대해 심오한연구소 엄창환 공동대표는 “워케이션 등 현재 인구 정책은 타 지역 청년의 유입에 집중되다 보니 정작 지역 청년 목소리는 소외되는 문제가 있다”며 “일자리, 주거지 확보도 중요하지만, 지역 청년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직접 듣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인터뷰에 참여한 청년들은 영도 매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지역 전반에 걸쳐 아쉬운 점을 제기했다. 영도에서 20년 넘게 생활한 토박이 유다정(28) 씨는 “바다와 골목이 공존하는 것이 영도 매력이다. 앞으로도 영도에서 쭉 살고 싶다”면서도 “지역 청년들이 만만하게 모일 수 있는 시설이 부족하다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 경기도에서 이사한 조 모(28) 씨는 “갑갑한 도시에서 아이를 키우고 싶지 않아 영도로 이사했다. 너무 만족한다”고 했지만 “육아나 교육 관련 시설이 더욱 생기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지난 5월부터 ‘영도로 연결될 지도’라는 영도 청년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지역 청년의 목소리를 결집하면서 청년 사이의 연대를 강화해 애향심을 높이기 위해서다. 현재 150여 명의 영도 청년이 참여해 매달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는 중이다.

모임에 참여하는 심 모(33) 씨는 “영도에 거주하는 청년들이 머리를 맞대 지역 발전을 위해 어떤 게 필요한지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며 “점차 청년들이 모이면 구청 시책도 지역 청년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구소는 이들의 인터뷰를 영상으로 담아 SNS에 게재하는 등 지역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할 예정이다. 또한 이달 중으로 ‘우리동네청년포럼’을 개최해 지역과 청년이 모두 상생하는 방법에 대해 토론한다.

엄창환 대표는 “지금은 단순 모임일지라도, 향후에는 유의미한 청년 정책 방향까지 제시할 수 있는 청년 자치 단체로 나아가고 싶다”고 설명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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