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is ready] “엑스포 부산 유치 땐 ‘어묵 수프’ 선보일게요”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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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덤그랜드부산 강재현 총주방장
박세진·이혜언 셰프와 준비 만전
북항 지척 위치해 엑스포 더 관심

윈덤그랜드부산 강재현 총주방장과 박세진·이혜언 셰프(오른쪽부터). 강선배 기자 ksun@ 윈덤그랜드부산 강재현 총주방장과 박세진·이혜언 셰프(오른쪽부터). 강선배 기자 ksun@

“부산 최고의 만찬도 ‘레디(ready)’입니다!”

지난 9월 부산 서구 송도에 문을 연 ‘윈덤그랜드부산’은 부산 5성급 호텔 중 막내 격이다. 그러나 주방을 이끄는 강재현 총주방장은 국제행사 만찬으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중 베테랑. 서울 리츠칼튼을 시작으로 강 총주방장이 부산과 서울을 오가며 개장을 진두지휘한 호텔만 벌써 6곳이다. 윈덤그랜드부산도 삼고초려 끝에 그를 영입했다.

강 총주방장은 “부산에 온 이유 자체가 2030월드엑스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라며 웃었다. 월드컵이나 올림픽처럼 보름이면 끝나는 행사가 아니라 장장 6개월 간의 이어지는 메가 이벤트여서 호텔업계 모두가 유치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강 총주방장은 그 어느 자리보다 격식이 중요한 국제행사 만찬을 책임져 온 만큼 산전수전에 공중전까지 다 겪었다. 그는 “월드컵도 치러봤고, 정상회담도 치러 보면서 할랄푸드에 쥬디시(유대계)푸드, 베지테리안까지 독특한 식사를 많이 치러냈다”면서 “국빈 중에는 ‘고기 닿는 것도 싫으니 요리에 한 번도 쓰지 않은 칼과 도마만 사용해 달라’는 요청을 한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윈덤그랜드부산의 주방은 강 총주방장과 디저트를 전공한 박세진 셰프, 양식을 지휘하는 이혜언 셰프가 이끈다. ‘열정 넘치는 선배 밑에서 살아남은 강한 후배들’이라고 평하는 이들은 강 총주방장의 든든한 우군이다.

박 셰프는 “디저트로 생크림과 과일을 선호하는 한국과 달리 무스나 타르트류를 즐겨 찾는 게 외국인의 입맛이어서 오랜만에 유학시절 배운 디저트 기술을 자랑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남포동의 명물인 씨앗호떡을 고급스럽게 재구성하는 아이디어도 연구 중이다.

윈덤그랜드부산이 이달 말 최종 개최지에 비상한 관심을 보이는 건 월드엑스포가 서부산에 다시 없을 마케팅 호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특급호텔이 밀집한 해운대가 아니라 윈덤그랜드부산에서 지척에 있는 북항이 월드엑스포의 무대가 되기 때문이다.

게다가 부산에 위치한 특급 호텔은 거의 대부분 한국의 로컬 브랜드다. 반면, 윈덤은 9000개가 넘는 체인을 거느린 미국의 글로벌 호텔 브랜드다. 외국인 관람객 비중이 높아지는 월드엑스포 시즌이 되면 상대적으로 선호도가 더 올라갈 전망이다.

이 셰프는 “월드엑스포 유치에 성공한다면 행사에 가장 최적화된 호텔은 단연 우리 호텔이라고 생각한다”고 자부했다. 이를 위해 조리 이상의 서비스를 강 총주방장으로부터 꾸준히 배우고 있다고 했다. 이 셰프는 “요즘 전 세계적으로 오픈주방이 트렌드가 되고 손님과의 접점이 더 커지고 있어 이런 가르침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월드엑스포 개최지 발표를 앞두고 다시 의욕을 불태우는 강 총주방장은 ‘만찬은 메시지’라는 철학을 갖고 있다. 2019년 기장군에서 열린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만찬을 지휘한 그는 참가국의 모든 쌀을 한 데 빻아 쌀 푸딩을 만들어 대접했다. ‘아시아의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한 접시에 담아낸 것이다.

강 총주방장은 “조리 기술을 넘어 요리에 의미를 담아 스토리텔링으로 구현해 낼 수 있어야 국제 행사에 걸맞는 만찬이라 할 수 있다”며 “월드엑스포가 유치되면 부산이라는 브랜드를 풀어낼 수 있도록 어묵을 이용한 수프를 선보일 것”이라고 다짐했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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