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처럼 팽창하는 수도권…신규택지 발표에 청년·자본 흡수 예고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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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경기도 구리·오산·용인 6.55만호 추진
메가시티 서울 구상에다 수도권 개발지역 남하
“수도권 집중 막아야” 목소리 갈수록 초라해져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 후 국토교통부 진현환 주택토지실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권재 오산시장, 진현환 주택토지실장, 신병대 청주시 부시장, 백경현 구리시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김성중 제주행정부지사. 연합뉴스 15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 후 국토교통부 진현환 주택토지실장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이권재 오산시장, 진현환 주택토지실장, 신병대 청주시 부시장, 백경현 구리시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김성중 제주행정부지사. 연합뉴스

국토교통부가 경기도 구리·오산·용인에 모두 6만 5500호 규모의 신규 택지후보지를 발표하면서 가뜩이나 비대한 수도권이 더욱 더 팽창해질 것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이번 후보지는 구리시를 제외하면 서울과 비교적 먼거리에 있는 지역으로, 수도권 개발지역이 남하하면서 지방의 청년 인구를 대거 빨아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라는 새로운 교통수단이 더해지면서 수도권 외곽이라도 서울 접근성이 좋아지고 있고, 반도체 산업이 집중되면서 자본도 더욱 더 수도권에 유입될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15일 주택수요가 풍부한 입지 중심으로 전국 5개 지구 8만호 규모의 신규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다. 수도권은 △구리토평2(1만 8500호) △오산세교3(3만 1000호) △용인이동(1만 6000호) 등 3개 지구 6만 5500호를 선정했다. 비수도권은 청주와 제주에 1만 4500호다.

먼저 구리의 경우 최근 정치권에서 ‘메가시티 서울’ 구상이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가운데, 백경현 구리시장이 서울 편입을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그는 지난 13일 오세훈 서울시장과 만나 대화를 나눴다. 김포에 이어 구리도 메가시티 서울 구상의 주요 지역으로 부상한 상태다.

백경현 시장은 15일 국토부 브리핑에서 “구리는 대규모 택지 개발이 두군데가 더 있다. 서울시 편입이 현실화되면 환경·교통 협의절차가 생략되기 때문에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주목되는 곳은 오산과 용인이다. 두 곳 모두 서울과 좀 거리가 있지만 반도체 클러스터 등으로 인해 신규택지 수요가 많다는 설명이다. 또 본래 GTX-C 노선은 수원에서 출발하지만 오산까지 남쪽으로 더 내려오도록 노선 연장을 추진하고 있다. 광역교통망과 맞물려 신규택지를 조성하기 수월해지고 또 반도체 산단에 젊은이들이 고용되면서 주택을 서둘러 공급해야 한다고 국토부는 밝혔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용인 이동지역 215만평에 삼성전자가 20년간 300조원을 투자하는 첨단국가산단이 조성되는데 150여개 소부장 기업과 발전소도 들어오기 때문에 근로자들이 굉장히 많이 늘어난다. 거기서 멀지 않은 곳에 SK하이닉스도 클러스터를 조성 중인데 거기도 근로자가 많이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수도권에 대형산단을 조성하면 이를 위해 새로운 주택을 지어야 하고 또 교통편의를 위해 광역교통망을 확충하는 일이 연례적으로 반복되고 있다. 전형적인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다.

상황이 이런 가운데서 수도권 집중을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는 매우 초라해졌다. ‘인구가 늘고 일자리가 있는 곳에 주택을 지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논리 앞에 대항하기가 어렵다.

이날 국토부 브리핑에서 수도권 집중 우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있었으나 국토부 김오진 2차관은 이에 대해 답변을 하지 않았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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