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원만 4만 5000명 현대차노조 이끌 새 수장 누가 될까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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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노조위원장 선거 ‘4파전’
4명 모두 강성 성향… 30일 투표
공정 분배, 노동시간 단축 등 공약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팰리세이드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팰리세이드 생산라인. 현대차 제공

국내 단일 사업장 노조 가운데 최대 규모인 현대자동차노조가 차기 노조위원장 선거에 들어가면서 노동계와 지역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민주노총 산하 금속노조의 핵심 동력인 현대차노조의 수장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지역경제는 물론 국내 노동운동의 향방에도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이하 현대차 노조)는 지난 13일부터 15일까지 10대 임원 선거 후보등록을 마감한 결과 4개 현장조직(계파)에서 4명의 후보가 등록했다고 16일 밝혔다.

먼저 현장조직 ‘노동자함성’은 8대 집행부 정책부장을 맡았던 강봉진 씨를 지부장 후보로 내세웠다. 그는 정리해고 반대 투쟁을 하다가 구속된 적 있고, 실질임금 쟁취와 경영성과 공정분배 실현 등을 공약했다.

‘민주현장’은 문용문 전 지부장을 후보로 앞세웠으며, 문 후보 역시 정리해고 반대 투쟁과 관련해 구속된 바 있다. 상여금 900% 쟁취, 주4일 근무제 등을 약속했다.

‘금속연대’는 안현호 현 지부장을 내세워 재집권을 노린다. 그는 단체협약 사수 투쟁으로 구속된 적 있고 이번 선거에선 특별성과금 요구, 노동시간 단축 등을 공약했다.

‘민주노동자’는 금속노조 조직국장 등을 지낸 임부규 씨를 후보로 내세웠으며, 분배 정의 실현, 노동시간 단축 등을 공약했다.

이들 후보는 모두 ‘강성’ 성향으로 분류된다. 노조 내 ‘중도·실리’ 노선의 제조직인 ‘미래희망’은 내부사정으로 후보를 내지 않았다.

이번 노조지부장 선거는 현 안현호 지부장의 연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현대차 노조 선거 역사상 지부장 연임 사례는 한 번도 없었다. 거대 노조의 집행권을 잡기 위한 계파 간 경쟁이 어느 때보다 치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선된 노조지부장은 2년 임기 동안 회사를 상대로 임금·단체협약을 주도하고 공장 신설과 채용 등 회사의 주요 의사결정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현대차 노조는 이달 30일 1차 투표를 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다음 달 5일 2차 결선투표를 치른다.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이하 현대중공업 노조)도 지난 13일과 14일 이틀간 25대 임원(지부장) 후보 등록을 받은 결과 김윤섭, 백호선, 류대곤, 황종민 후보 등 4명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현대중공업 역대 노조 지부장 선거를 보면 지난 10년간 동일 현장노동조직에서 5명의 지부장을 연달아 배출했다. 2013년 20대 정병모 지부장을 시작으로 21대 백형록·22대 박근태·23대 조경근·24대 정병천 지부장까지 모두 현장 제조직 중 하나인 ‘분과동지연합회’ 출신이다. 황종민 후보도 분과동지연합회 소속으로 22대 집행부에서 수석부지부장을 역임한 적 있다. 이번에도 동일 현장조직에서 노조위원장을 배출할지 여부가 관전포인트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달 24일 1차 투표를 하고 과반 득표자가 없으면 28일 2차 결선 투표를 진행한다.


권승혁 기자 gsh0905@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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