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명계인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 “혁신계라 불러달라”
“민주당은 이재명당도, 강성 지지층 당도 아니다”…팬덤정치 절연 요구

민주당 비명계인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원칙과 상식’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치에 원칙과 상식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김종우 기자.

더불어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가 본격 ‘세력화’에 나섰다. 그동안 각자 목소리를 냈지만 이제 “뜻이 같은 사람을 모아서 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민주당 지도부를 향해 “강성 팬덤과 절연”하라고 요구했다.

민주당 비명계인 김종민, 윤영찬, 이원욱, 조응천 의원은 16일 국회에서 ‘원칙과 상식’ 발족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정치에 원칙과 상식을 다시 세우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지금까지 비명계로 불려왔지만 비명계 프레임을 벗어 던지겠다”면서 “당내 패권주의 대신 정당 민주주의를, 내로남불과 온정주의 대신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팬덤정치 대신 당심과 민심의 조화를 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민주당은 이재명당도, 강성 지지층의 당도 아니다”면서 “친명 일색의 지도부, 강성 지지층, 외부의 유튜브 언론 등이 지배하는 획일적 목소리로는 국민의 민주당으로 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부 강성 친명계의 ‘비명낙선’ 운동에 대해선 “민주당을 박근혜 정권 때 ‘진박(진정한 친박) 감별당’ 수준으로 추락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앞으로 매일 모여서 토론하며 모임의 방향성을 설정하겠다”고 향후 계획을 밝혔다. 특히 ‘세력화’와 관련 “당내 의원들은 물론 원외 청년이나 고문단 등과도 함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현재도 40~50명의 의원들이 “뜻을 같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민주당에서 가장 중요한 변화가 “당내 민주주의 확보”라면서 “팬덤정치와의 단절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거 친문(친문재인) 강성 지지층의 팬덤정치도 문제였다는 지적에 대해 조응천 의원은 “친문과 친명의 공격을 모두 받아봤는데 매운 맛이 다르다”면서 “(친명 팬덤은 비명계가) 같이 갈 수 없다는 전제로 공격을 한다”고 분석했다. 이들은 민주당의 변화를 요구했지만 향후 탈당 가능성 등에 대해선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비명계가 당내에서 변화를 위해 노력하면서 세력을 확대한다는 전략을 강조하면서 친명계와의 갈등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특히 비명계가 ‘도덕성 회복’과 ‘당내 민주주의’라는 원칙을 강조하면서 친명계가 이들의 주장을 반박할 명분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총선을 앞두고 당내 계파 갈등이 깊어지는 상황에서 민주당에선 ‘이재명 험지 출마’를 둘러싼 공방전도 계속됐다. 험지 출마와 관련해선 친명계 내부에서도 시각차가 부각되는 모습이다.

친명계에선 드물게 이 대표의 험지 출마를 요구해 주목받았던 김두관 의원은 이날도 험지 출마 필요성을 역설했다. 김 의원은 이날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선거에서 자기만 살겠다고 고집하는 순간 당이 망한다”면서 “이 대표는 (인천)계양 (보궐) 선거, 당대표 선거, 사법리스크에 따른 방탄국회 과정에서 한 번도 기득권을 내려놓는 모습을 보여주지 않았기 때문에 비호감도가 매우 높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 대표가) 대구나 안동을 포함해서 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서 어떤 역할이라도 하겠다는 정도의 메시지가 나와야 혁신경쟁에서 밀리지 않는다”면서 “이 대표가 결심하면 친명계도 결심하고 비명계도 따라오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친명계 지도부에선 여전히 험지 출마에 대한 거부감을 드러내면서 이 대표가 현재 지역구인 인천 계양에 다시 출마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찬대 최고위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총선을 진두지휘해야 될 당대표가 고향 안동, 험지에 가서 자기 선거만 하라는 것이냐”면서 “현실성 없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박 최고위원은 “지금 대표의 행보로 볼 때 (계양) 지역구 의원으로서 자리를 지키면서 총선을 진두지휘하는 계획을 갖고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