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韓기업…부채·부도 증가속도 ‘세계 2위’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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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협회, ‘세계 부채’ 보고서
기업부채 비율 126.1%…전분기 대비 5.2%P↑
기업 부도 증가율 40%
가계부채, 조사 대상국 중 유일하게 GDP 웃돌아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한국 기업의 빚·부도 증가율이 모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한국 기업의 빚·부도 증가율이 모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연합뉴스

우리나라 기업의 빚(부채)과 부도 증가율이 모두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빠르게 늘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소상공인·자영업자를 포함한 많은 기업이 대출로 연명하고 있다는 얘기다. 천문학적 규모의 가계부채에 이어 빚으로 연명하는 이른바 좀비기업마저 늘어나면서 한국경제가 더욱 궁지에 몰릴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19일 국제금융협회(IIF)의 ‘세계 부채’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비금융 기업 부채 비율은 126.1%로 나타났다. 이는 세계 34개 나라(유로 지역은 단일 통계) 중 세 번째로 높은 규모다. 한국의 GDP 대비 기업부채 비율은 2분기(120.9%)보다 5.2%포인트(P) 급증해 3개월 만에 한 단계 올랐다. 증가 폭으로 보면 말레이시아(28.6%P)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빨랐다. IIF는 한국을 포함해 주요 17개국의 기업 부도 증가율도 비교했는데 우리나라는 약 40%로 네덜란드(약 60%)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가계부채의 경우 우리나라의 GDP 대비 비율은 3분기 기준 100.2%로 34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2020년 이래 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한국은 조사 대상 국가 가운데 유일하게 가계 부채가 전체 경제 규모(GDP)를 웃도는 나라다. 한국은행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GDP 대비 가계신용 비율이 80%를 상회할 경우 중장기는 물론 단기 성장률도 떨어진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문제는 고금리 기조 속에서도 경제 규모를 크게 웃도는 민간(가계+기업) 부문의 빚이 4분기에도 늘어나는 추세라는 점이다. 지난 10월 가계대출은 은행권에서 주택담보대출을 중심으로 6조 8000억 원 급증했다. 11월 들어서도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10월과 비교해 보름 만에 3조 5462억 원이나 불었다. 같은 기간 기업(대기업+소상공인 포함 중소기업)의 대출 잔액도 2조 696억 원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한은은 오는 30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민간 부문의 대출 증가세가 어떤 영향을 미칠지 금융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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