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조선산업기술,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발주 선박 첫 수주 화제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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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목적 운반선 2척 4200만 달러 수주
여객선 등 13척 추가 수주 가능성 높아
부산은행, 선박 수주 보증서 계약 성사

고려조선산업기술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최근 다목적 운반선 2척 건조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고려조선산업기술(주) 제공. 고려조선산업기술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최근 다목적 운반선 2척 건조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고려조선산업기술(주) 제공.

경남 양산에 사무실을 둔 고려조선산업기술(KSIT)(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정부의 다목적 운반선 2척을 공동 수주해서 화제다. 특히 고려조선산업기술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로부터 여객선 등 13척을 추가로 건조해달라는 요청을 받아 추가 수주 가능성도 높다.

고려조선산업기술은 최근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발주하는 6100t 규모의 다목적 운반선 2척을 투르크메니스탄 국영 조선소인 발칸과 공동 수주했다고 19일 밝혔다.

KSIT는 다목적 운반선 건조 과정에 설계와 기술 인력(15명), 기자재 일체를 제공한다. 계약 금액은 4200만 달러다. 발칸 국영 조선소는 다목적 운반선 건조 장소와 인력을 부담한다. 2018년에 완공된 발칸조선소는 투르크메니스탄 대통령령으로 최신장비를 모두 갖췄지만, 조선 기술과 인력이 없어 현재까지 건조 실적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KSIT가 공동 수주한 다목적 운반선은 길이 128m, 너비 16.5m 규모로 카스피해를 중심으로 컨테이너와 철광석 벌크화물을 운반하게 된다.


고려조선산업기술(주)이 공동 수주한 다목적 운반선과 같은 유형의 선박. 고려조선산업기술(주) 고려조선산업기술(주)이 공동 수주한 다목적 운반선과 같은 유형의 선박. 고려조선산업기술(주)

KSIT는 다목적 운반선 수주를 시작으로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발주하는 여객선 등 13척의 선박을 추가로 수주할 가능성이 커졌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등의 여파로 여러 선박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자, KSIT 측에 추가 건조를 요청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KSIT가 다목적 운반선 이외에 13척의 선박을 추가로 수주하면 총건조비는 4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KSIT가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발주의 다목적 운반선을 수주하는 과정에 어려움이 많았다. KSIT가 선박 건조 실적이 없는 데다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역시 1992년에 우리나라와 수교했지만, 무역이 원활하지 않으면서 보증을 서겠다는 ‘은행’이 나서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대 4500억 원에 달하는 수주가 무산 위기에 처했을 때 지역 최대 은행인 부산은행이 보증을 서겠다면 나서면서 최근 계약이 성사됐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사실상 투르크메니스탄 정부 발주의 다목적 운반선 건조 사업에 대한 보증은 ‘모험’”이라며 “하지만 지역은행으로써 수주에 따른 어려움을 겪고 있는 부울경 지역의 조선기자재 업체에 상당한 도움을 줄 수 있다는 판단과 KSIT의 높은 기술력을 인증해 보증을 서게 됐다”고 말했다.

최영욱 KSIT 회장은 “부산은행이 보증을 해주지 않았다면 이번 계약은 없었을 것”이라며 “선박 건조 과정에 필요한 자재 모두를 국내에서 조달하기 때문에 부울경 지역에 흩어져 있는 조선기자재 업체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회장은 또 “우리나라 선박 건조 기술이 세계 최대 수준인 만큼 투르크메니스탄을 발판으로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등 카스피해 연안 국가들의 선박 건조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수주로 이어질 경우 부울경 선박기자제 업체의 새로운 수출 활로를 개척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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