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명’ 총선 체제에 본격 반발 나선 ‘비명’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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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위·총선기획단 친명 일색
비명계 세력화 통해 비판 목소리
이낙연 “도덕적 감수성 퇴화” 비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배임·성남FC 뇌물' 관련 1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각종 논란에도 불구하고 친명(친이재명)계 중심의 ‘총선체제’를 강화하고 나섰다. 당 주류가 이재명 대표 중심으로 총선을 치르겠다는 ‘의지’를 드러내자 비명계의 반발도 구체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비명계의 핵심인 이낙연 전 대표가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19일 민주당에 따르면 이 대표가 직접 위원장을 맡은 인재위원회는 현재 ‘인재 국민 추천제’를 진행하고 있다. 이 대표가 직접 영입하는 인사들은 내년 총선에서 ‘전략 지역’이나 ‘비례 대표’에 배치될 가능성이 높다. 이는 곧바로 ‘친명계 인사 확대’와 연결된다. 비명계인 이원욱 의원은 지난 10일 MBC ‘뉴스외전’ 인터뷰에서 이 대표의 인재영입위원장 겸임에 대해 “인재영입위도 나하고 가까운 사람들을 모아 공천하겠다(는 의도 아니겠느냐)”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총선 전략을 짜는 ‘총선기획단’ 역시 ‘친명 일색’으로 구성된 상태다. 총선기획단은 ‘청년 비하’ 논란이 제기된 현수막 문구와 관련 책임론이 제기됐지만 당이 곧바로 “총선기획단과 전혀 관련이 없다”고 해명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최근 각 지역위원회에 현수막 게시를 지시하는 공문을 보내면서 ‘정치는 모르겠고, 나는 잘 살고 싶어’ ‘경제는 모르지만 돈은 많고 싶어!’ 등의 문구를 제시해 논란이 됐다. 비명계가 “대체 어떤 의사결정 경로로 저런 저급한 내용과 디자인이 홍보물로 결정됐는지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공세에 나서자 당 지도부는 외부 업체에 책임을 돌렸다.

민주당 한준호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해당 현수막 문구 제작 주체에 대해 “당의 행사를 위해서 업체가 내놓은 문구를 당에서 조치해준 것뿐”이라며 “총선기획단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사안이다. 당일 행사는 총선기획단이 진행하는 행사가 아니다”고 말했다. 한 대변인은 당 책임에 대해선 “일련의 과정에서 업무상 실수가 있었던 건 맞는 것 같다”면서도 “관련해서 살펴는 보겠지만 당직자나 당이 개입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처럼 당의 ‘총선 체제’가 시작부터 논란을 일으킨 가운데 비명계에선 이낙연 전 대표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의 민주당’을 강하게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 리더십에 대해 “본인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고 비판했다. 이 전 대표는 내년 총선에 대해서도 “제3세력의 성적이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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