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소비 위축, 中·日발 경기 악재 부산 중소 수산물 수출업체 삼중고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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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중소기업 대표 수출 품목 '어류'
최근 2년 급증하다 올 3분기 40% 감소
10대 중소 수출품목 중 가장 많이 줄어
세계적 불황·엔화 약세·오염수 등 악재 탓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이미지투데이 제공

중국발 경기 침체와 엔화 약세로 인한 수출 감소, 거기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인한 내수 소비 위축까지 겹치면서 부산지역 수산물 업체가 삼중고를 겪고 있다. 부산지역 중소기업 대표 수출 품목인 어류는 최근 2년 수출이 급격히 증가하다 올해 3분기 9300만 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0% 가까이 감소했다. 자동차부품, 선박해양구조물 및 부품, 주조단품, 합성수지 등 부산의 10대 중소기업 주요 수출 품목 가운데 가장 많이 줄어든 셈이다.

부산에 본사를 둔 한 어묵 가공업체 관계자에 따르면 “실제로 3분기 수출 매출이 하락한 것은 사실이다”며 “중국발 경기 불황 영향으로 원재값 상승에 따른 납품가 조정이 진행되다 보니, 가격이 상승했고 매출 하락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상대적으로 어묵은 바이어나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낮은 제품이다 보니 4분기에는 회복을 기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19일 중소벤처기업부 부산지방중소벤처기업청(이하 부산중기청)이 발표한 ‘2023년도 3분기 부산지역 중소기업 수출 동향’에 따르면, 부산지역 중소기업 수출액은 19억 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부산지역 총수출액에서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9.1%다. 게다가 부산지역의 총수출 기업 수 4397개 가운데 중소기업은 4251개로 96.7%를 차지하고 있다. 중소기업 수출 비중이 타지역보다 월등히 높은 부산지역 특수성을 감안하면 중소기업의 수출 감소는 지역 경기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어묵 외 다른 품목도 비슷한 상황이다. 부산우수식품제조사협회 장석위 회장은 “부산지역 수산물 업계 전체가 수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거 명란 같은 상품을 일본으로 수출하며 연 매출 200억 원을 기록하는 기업도 있었는데, 이마저도 엔저 현상이 지속되며 수출길이 막혀 있는 상태”라고 했다. 또 “명란뿐만 아니라 다른 수산물도 일본으로 많이 수출했는데, 엔화 환율이 떨어지며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특히 중국의 내수 침체 장기화 및 자국 산업 육성을 위한 중간재 수입 감소 등은 부산 중소기업에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다. 부산중기청 관계자에 따르면 “3분기 10대 주요 수출국 가운데 러시아, 싱가포르, 중국, 인도네시아, 베트남으로 수출이 줄었다”며 “특히 중국은 수출액 감소 폭이 큰 나라 중 하나인데, 코로나 봉쇄령으로 수출이 증가하다 해제되면서 전년동기 대비 20%나 하락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역 유관기관과 함께 지역 중소기업의 4분기 수출 플러스 전환을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남형욱 기자 thot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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