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의 전당, 출장비 과다 지출·부실 근무 ‘도마’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부산닷컴 기사퍼가기

시감사위, 정황 포착 종합 감사
내부 규정 위반 100여 건 달해
허가 받지 않고 외근 등 다반사
국고보조금 부정 이어 또 구설수
시의회 특별감사 등 쇄신 목소리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영화의전당이 이번엔 부실 근무, 출장비 부정 지급 문제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부산 영화의전당 건물 전경. 정종회 기자 jjh@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으로 홍역을 치른 영화의전당이 이번엔 부실 근무, 출장비 부정 지급 문제로 다시 도마에 올랐다. 부산 영화의전당 건물 전경. 정종회 기자 jjh@

지난 4월 직원의 국고보조금 횡령 의혹(부산일보 4월 4일 자 10면 보도)으로 ‘홍역’을 치른 영화의전당이 부실 근무, 출장비 부정 지급 문제로 다시 입방아에 올랐다. 부산시는 영화의전당을 포함한 일부 산하기관을 대상으로 특정 감사를 벌일 것으로 보이면서 강도 높은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지난 13일부터 영화의전당을 대상으로 종합감사를 진행 중이라고 22일 밝혔다. 13일부터 오는 24일까지 약 2주간 진행되는 이번 감사에서는 영화의전당 사업, 직원 복무 상태 등 업무 전반을 점검한다. 점검 대상 시기는 2019년 12월부터 올해까지로, 부산시는 감사 결과에 따라 규정 위반자 징계 조치 등을 요구할 계획이다.

이번 종합감사에서는 앞서 부산시의회 박희용(부산진구1) 의원이 제기한 지적사항이 주요 감사 대상으로 떠올랐다. 박 의원은 지난 16일 종합감사와 별개로 진행된 행정문화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영화의전당이 내부 규정을 어기고 출장비를 지급한 사례가 최근 3년간 100건이 넘는다”고 지적했다. 이번 종합감사 역시 당시 박 의원이 제기한 문제를 집중 파헤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의원에 따르면 영화의전당은 직원에게 관내 출장비를 과다하게 지급하거나 출장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출장을 가는 방식으로 상습적으로 내부 규정을 어긴 것으로 파악됐다.

영화의전당 규정은 출장 시간 4시간 이상인 경우 2만 원, 4시간 미만인 경우 1만 원을 관내 출장비로 지급토록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전당 측은 4시간 미만 출장의 경우에도 100여 차례 2만 원을 지급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직원의 경우 월별 최대 출장 제한 횟수인 8회를 초과해 출장을 다니기도 했다. 영화의전당 소속 한 직원은 2021년 129회, 올해 102회에 걸쳐 관내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도 출장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출장을 간 경우가 최근 3년간 92건에 달했고, 출장 후 한달이 지난 이후에야 승인이 이뤄지는 등 뒤늦게 출장 승인을 받은 경우도 20여 건에 달했다.

박 의원은 “경제 상황 등 환경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 사업실적과 달리 직원들의 복무 태도는 공공기관 운영에 가장 중요한 부분이지만 영화의전당은 상습적으로 내부 규정을 어겨 문제가 심각하다”며 “출장비 지급 문제뿐만 아니라 초과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에 대한 자료를 추가로 요청해 놓은 상태다.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부산시가 꼼꼼하게 감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영화의전당의 복무태만 문제가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지난 4월 영화의전당에서는 내부 직원이 국고보조금을 부정하게 활용하려다 정직 처분을 받은 바 있다. 당시 교육 업무를 담당했던 직원은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사업 과정에서 내부 강사에게 강의를 맡긴 뒤 외부 강사를 초청한 것처럼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500만 원 상당의 국고보조금을 빼돌리려다 자체 감사에서 적발됐다.

이러한 지적이 잇따르자 부산시의회는 영화의전당에 대한 특정 감사를 요구할 방침이어서, 영화의전당을 겨눈 부산시의 감사는 전방위로 확대될 전망이다.

영화의전당 측은 "주말 근무를 많이 하는 업무 특성상 출장 결재가 일부 늦어진 점도 있다"면서도 문제점에 대한 개선책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구체적으로 "현재 출장 전 반드시 결재를 받도록 교육 중이며, 부산시 감사에 성실히 임하고 감사결과에 따라 추가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당신을 위한 AI 추천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