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성산 봉우리 본명 되찾는다… 1봉→원효봉, 2봉→비로봉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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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산시 지명심의위 통과 경남도 상정
빠르면 내년 상반기 변경 확정 전망
2000년부터 24년간 출처 불명 이름 사용
주민·등산객 “양산 진산 본명 찾아야” 민원
새해 일출 명소 표기 혼선도 바로잡힐 듯

원효봉으로 변경되는 천성산 1봉 표지석. 양산시 제공 원효봉으로 변경되는 천성산 1봉 표지석. 양산시 제공

전국 등산객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경남 양산의 진산이자 새해 첫 일출 명소인 천성산 1·2봉이 원래 이름을 찾았다. 경남도의 지명 심의가 남아 있지만,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 사실상 확정됐다.

양산시는 최근 자체 지명심의위원회를 열어 천성산 2개 봉우리 이름을 심의·확정했다고 23일 밝혔다. 지명심의위는 천성산 2개 봉우리 중 922m 높이의 봉우리를 천성산 1봉에서 ‘원효봉’으로, 855m 높이의 봉우리는 천성산 2봉에서 ‘비로봉’으로 각각 변경하기로 했다.

이는 시가 2000년 6월 당시 군부대 등에서 원효산으로 부르던 것을 ‘천성산’으로 지정·변경 고시하면서 2개 봉우리 명칭을 따로 지정·고시하지 않아 출처 불명의 천성산 1봉·2봉으로 불린 지 24년 만이다.

시는 또 확정한 변경된 천성산 봉우리 이름을 경남도 지명심의위원회 상정을 요청했다. 경남도 지명심의위원회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 열릴 것으로 보이며,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 과거 지명 변경은 국토지리정보원 심의를 거쳐야 하지만, 지난 6월 11일 이후 경남도 심의만 거치면 된다.

비로봉으로 변경되는 천성산 2봉 표지석. 양산시 제공 비로봉으로 변경되는 천성산 2봉 표지석. 양산시 제공

시는 경남도 지명심의위에서 변경된 천성산 봉우리 이름이 확정되면, 네이버와 다음 등 포털과 내비게이션에 기재된 출처 불명의 천성산 명칭 변경을 요청할 방침이다.

시는 현재 천성산 봉우리에 세워져 있는 표지석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천성산 봉우리에 있는 표지석에는 1봉은 ‘천성산 922m (원효봉)’, 2봉은 ‘천성산 2봉 855m (비로봉)’으로 각각 적혀있다.

시가 수십 년 전부터 사용 중인 천성산 1·2봉 명칭 변경에 나선 것은 인근 주민과 등산객 민원 때문이다. 천성산 인근 주민들은 “1·2봉 표지석에 원래 이름이 적혀있는 상황에서 1·2봉으로 부를 필요가 있냐”면서 이름 변경을 건의했다. 천성산을 찾는 등산객 역시 “양산의 진산인 봉우리를 출처 불명의 1·2봉으로 부르는 것은 부당하다”며 “원래 이름을 찾아 줘야 한다”고 요청했다.

시는 이후 천성산 1·2봉 명칭 유래에 대한 자료 수집과 검토를 한 뒤 자체 지명심의위에 봉우리 이름 변경을 제안했다. 천성산 등산로 안내판도 모두 정비했다.

천성산은 신라시대 때 ‘포천산’으로 조선시대에는 ‘원적산’ 또는 ‘천성산’ ‘소금강산’으로 각각 불렸다. 일제 강점기 때 발간된 ‘조선지지자료 양산군 산명’(1911년)에는 하북면에 천성산, 웅상면 소주동과 상북면 대석동에 원적산으로 기재돼 있다. ‘조선지형도’(1918년)에는 원효산과 천성산으로 분리·표기돼 있다. 이후 양산시가 2000년 6월 천성산으로 일원화했다.

시 관계자는 “주민과 등산객들로부터 천성산 봉우리에 대한 원래 이름을 찾아달라는 민원, 새해 일출 관광 명소화 사업 추진 과정에서 출처 불명 명칭으로 인한 혼선 등의 부작용을 막기 위해 지명 변경에 나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해 12월 천성산 원효봉의 새해 일출 시각이 국내에서 가장 빠르다는 한국천문연구원 통보에 따라 현재 일출 관광 자원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김태권 기자 ktg660@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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