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레마에 빠진 한은, 올해 마지막 금리결정 ‘동결’ 무게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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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금통위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
美 통화정책·韓 경기침체 등 동결 배경 거론
금리인하 내년 하반기 예상
내년 성장률 전망치 낮출 듯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3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3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사진은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달 19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통위 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30일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7회 연속’ 동결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물가상승률과 가계부채가 금리인상 압박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미국의 금리인상 종결 움직임과 한국경제의 침체 등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한은의 금리인하 시기를 내년 하반기로 예상하고 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 금통위는 오는 30일 회의에서 올해 마지막 기준금리 결정에 나선다. 시장의 예상은 만장일치 ‘동결’로 굳어지고 있다. 주요국 통화정책과 경기침체를 감안할 때 한은 입장에서는 운신의 폭이 좁은 것이 현실이다.

앞서 미 연준은 지난 1일(현지시간)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현재 수준으로 동결하기로 했다. 미 연준은 이날 정책 결정문을 통해 “경제활동이 3분기에 강한 속도로 확장됐고, 고용 증가세는 여전히 견조하며 실업률은 낮다”며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물가도 둔화되고 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지난해 중반 이후 완만해졌다”며 “지난 여름 인플레이션 수치가 양호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당초 기대됐던 하반기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점도 동결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한은은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1.4%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 등 대부분 기관은 1.1~1.2% 선까지 내려간 상태다.

다만 최근 급증하고 있는 가계부채는 금리 인상의 여지를 일부 열어두고 있다. 고금리 환경에도 불구하고 주택 자금 수요가 급증하며 올해 3분기 가계빚은 1875조 6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때문에 이창용 한은 총재를 제외한 금통위원 6명 가운데 5명은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열어두자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한은의 동결 기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LG경영연구원 조영무 연구위원은 “미국이 먼저 금리를 내리고 나서야 한은도 금리를 인하할 수 있을 것”이라며 “미국의 경우 내년 중반 정도나 피벗에 들어가고, 한은은 이보다 늦은 내년 하반기에나 인하가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편 한은은 오는 30일 금통위 회의 이후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한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2%에서 하향 조정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골드만삭스·JP모건 등 8개 글로벌 투자은행(IB)이 제시한 내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평균치는 10월 말 기준 2%다.


김진호 기자 rplkim@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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