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금아의 그림책방] 예술로 가는 길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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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 <모두 예술가야> 중 한 장면. 주니어RHK 제공 그림책 <모두 예술가야> 중 한 장면. 주니어RHK 제공

“대체 예술가가 뭐예요?”

영국 그림책 작가 에드 비어는 이 질문에 대한 답으로 <모두 예술가야>(주니어RHK)를 만들었다. 책에는 예술가의 길을 가는 꼬마 공룡이 나온다. 드높은 가을 하늘과 시원한 바람. 바쁜 현대인들이 놓치고 사는 자연의 아름다움을 공룡은 눈에 담는다. 머릿속에 일렁이는 상상과 실제 본 것이 뒤섞여 멋진 그림이 탄생한다. 공룡은 생각한다. ‘내가 그린 것을 세상과 나누고 싶어.’

예술가 공룡은 큰 도시로 간다. 그리고 밋밋한 회색 도시의 빈 곳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그의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나고, 공룡은 신나게 더 열심히 그림을 그린다(그림). 어느 날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그림을 그리던 공룡은 실수를 한다. 붓이 미끄러져 선 바깥에 색을 칠한 것이다. 낙담한 그에게 한 아이가 말한다. “중요한 건 마음이에요. 당신의 그림에는 마음이 가득 담겨 있어요.”

마음이 담긴 그림에는 힘이 있다. 지난 주말 찾아간 KT&G 상상마당 부산 ‘오버 더 레인보우’ 전시도 그랬다. 올해로 6회를 맞이한 ‘오버 더 레인보우’는 장애예술인 창작 활동 지원 사업의 결과물을 시민과 나누는 전시이다. 장애예술인 작가 12명이 그려낸 세상을 마주하며 생각했다. 예술은 우리가 더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을 보게 만드는구나.

<노란 길을 지켜 줘>(노란상상)는 시각장애인 유도 블록을 다룬 그림책이다. 시각장애인의 이동을 돕기 위해 만들어진 유도 블록이 파손되거나 그 위에 물건이 적치된 경우를 가끔 본다. 박선영 작가는 아이들의 유도 블록 따라가기 놀이를 통해 현실 속 ‘노란 길’은 어떠한가를 질문한다. 책 속 노란 길을 장애인예술에 연결하면 어떨까. 예술이 주는 치유와 소통 그리고 창작의 기쁨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 누릴 수 있어야 한다. 예술로 가는 노란 길, 장애예술인이 세상으로 나가는 길은 계속 이어져야 한다. 예술로 함께 행복한 세상을 위해서.



오금아 기자 chris@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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