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프로농구 사상 첫 '더블헤더'…25일 부산서 사이좋게 '남매팀' 연전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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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고지 이전 KCC, BNK 한지붕
오후 2시 BNK-하나원큐 대결
오후 5시엔 KCC-한국가스공사
KCC 입장권으로 두 경기 관람

지난달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홈 경기를 치른 부산 KCC 선수들(왼쪽)과 지난 20일 같은 장소에서 청주KB와 경기한 부산 BNK 선수들. 연합뉴스 지난달 22일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홈 경기를 치른 부산 KCC 선수들(왼쪽)과 지난 20일 같은 장소에서 청주KB와 경기한 부산 BNK 선수들. 연합뉴스

남녀 프로농구 경기가 한날 한곳에서 이어지는 이색 ‘더블헤더’가 사상 처음 부산에서 펼쳐진다.

부산 BNK 썸은 25일 오후 2시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부천 하나원큐와 2023-2024 여자프로농구(WKBL) 홈 경기를 치른다. 이 경기가 끝나고 약 1시간 뒤인 오후 5시에는 남자프로농구(KBL) 부산 KCC가 같은 장소에서 대구 한국가스공사와 맞붙는다.

본래 더블헤더는 야구에서 같은 팀끼리 하루에 두 번 경기하는 걸 의미한다. 미국프로농구(NBA) 등에서는 같은 구장을 쓰는 두 팀이 차례로 각 상대와 맞붙는 경우도 더블헤더로 여긴다.

이날 BNK·KCC 경기는 남녀 프로농구가 합작한 사상 첫 더블헤더 경기다. BNK는 2021-2022시즌부터 사직체육관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왔다. 그러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KCC가 연고지를 전주에서 부산으로 옮기면서 두 팀이 남매처럼 한 지붕을 쓰게 됐다.

KBL과 WKBL은 리그 일정을 배정한 결과 오는 25일 BNK와 KCC 두 팀 모두 사직체육관에서 홈 경기가 잡히자, 경기 시간을 조절해 두 경기를 이어 붙였다.

올 3월 NBA 더블헤더 경기가 펼쳐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는 팀별 코트 문양 등 각종 디자인과 설치물을 교체하느라 120여 명의 인력이 투입되기도 했다. 현재 사직체육관은 BNK와 KCC 양 팀 로고가 모두 들어간 형태로 코트와 좌석 등을 디자인해, 복잡한 교체 작업은 필요 없는 상황이다.

그래도 한국 농구 역사상 처음으로 열리는 행사인 만큼 양 팀은 이번 더블헤더를 위해 입장권 판매 등 협상 과정을 거쳤다. BNK 관계자는 “두 경기 사이의 1시간 동안 관객들을 입퇴장시키려면 안전 문제도 있어, 입장권은 KCC가 일임해서 판매하고 해당 티켓으로 BNK 경기까지 볼 수 있도록 했다”며 “BNK의 선수석 의자를 KCC 남자 선수들이 불편하다고 해 BNK 선수들이 KCC 의자를 쓰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더블헤더 입장권은 남자 프로농구 경기 예매용 KBL 통합 홈페이지(www.kbl.or.kr) 등을 통해 구매할 수 있다. 입장권 가격은 기존 KCC 경기와 동일해, 한 장 값으로 두 경기를 관람할 수 있다.

WKBL 관계자는 “우리가 출범한 지 20년이 넘었는데 이런 일정을 진행하는 게 처음이라 걱정도 되고 기대도 된다”며 “중계방송, 본부석·심판실 운영 등 여러 부문을 면밀하게 챙기고 있다”고 밝혔다.

KBL과 WKBL은 지역 연고제가 자리잡지 못한 초창기에 중립 구장에서 더블헤더를 치르기도 했다. KBL은 원년인 1997년 서울 올림픽공원 제1체육관(현 KSPO 돔), WKBL은 2006년까지 서울 장충체육관 등을 중립 구장으로 삼아 더블헤더를 치렀다.

한편, 개막 전 우승 후보로 꼽힌 KCC는 시즌 초반 부진에 빠져 8위(3승 6패)에 자리해 있다. 지난 시즌 준우승 팀 BNK는 2승 3패로 현재 4위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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