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우리 일상은 기적”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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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솔로 앨범 발표
타이틀곡 포함 총 13곡
“매일 새로워지려고 노력”

가수 김창완. 뮤직버스 제공 가수 김창완. 뮤직버스 제공

“날마다 새로워지려는 자세로 살고 있습니다. 매일, 어제의 제가 아니길 바랍니다.”

가수 김창완은 23일 오후 서울 마포구 벨로주 홍대에서 열린 새 앨범 ‘나는 지구인이다’ 발매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내가 만든 말에 내가 갇혀 사는 것은 아닌지 반성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오는 24일 발매하는 이번 앨범은 그가 지난 2020년 10월 발표한 ‘문’ 이후 3년 만에 내놓는 솔로작이다. 김창완은 “좀 변화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구태를 벗어던진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다”고 했다.

김창완은 1977년 밴드 산울림 2집 ‘아니 벌써’로 데뷔했다. 첫 솔로 앨범은 ‘기타가 있는 수필’(1983)이다. 히트곡으로는 ‘내 마음에 주단을 깔고’ ‘개구장이’ ‘찻잔’ ‘가지마오’ ‘청춘’ ‘너의 의미’ ‘기타로 오토바이를 타자’ ‘회상’ 등이 있다. 지난 2008년부터는 자신의 이름을 딴 김창완밴드를 결성해 지금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가수 이외에 연기자, 라디오 진행자, 화가로도 활약 중이다. 김창완은 “활동 원동력은 매일 새로워지려는 마음”이라고 설명했다.

신보는 동명의 타이틀곡을 비롯해 13곡이 담겼다. ‘노인의 벤치’ ‘둘이서’ ‘식어 버린 차’ ‘청춘’ ‘시간’ ‘누나야’ ‘월광’ ‘이쁜게 좋아요’ 등이다. 이 가운데 타이틀곡과 ‘월광’ ‘이쁜게 좋아요’는 이번 앨범에 처음 수록됐다. 나머지 10곡은 기본 발표곡이다. 김창완은 “새 앨범을 ‘기타가 있는 수필 2’로 봐달라”고 웃은 뒤 “요즘 세상이 험한 데 뮤지션으로도 갈수록 무력감을 느끼고 나약하다는 생각을 많이 해서 이번 앨범을 작업했다”고 말했다.

김창완은 “그러다 어느 날 새벽 문득 ‘나는 지구인이다. 여기서 태어났다’는 생각이 떠올랐다”며 “이 주제를 물고서 며칠 더 지냈다”고 말했다. 그는 “서초동 집에서 미사리를 지나 팔당대교까지 자전거를 타고 내달리면서 네 마디를 흥얼거렸다”면서 “오다가 ‘라라라라’하는 후렴구는 저절로 나왔다”고 했다. “우리가 지구인으로서 어슬렁거리는 지구가 얼마나 소중한지, 그리고 우리가 얼마나 행복한 사람들인지를 전하고 싶었어요. 녹음할 때 눈물을 흘렸어요. 슬퍼서라기보단 지구인으로 살아가는 게 벅차게 느껴지더라고요. 우리의 일상은 기적같은 나날이잖아요.”

김창완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가진 것을 내려놓으려 노력한다고 했다. 그는 “하루하루가 똑같다”면서 “저도 수십 년 해온 노래를 또 한다고 느끼는데 듣는 분들은 오죽하겠나”라고 했다. 그는 이어 “저도 물리는 노래를 안 물리게 봐주셔서 고맙다”며 “내가 뭘 더 내려놔야 노래가 나올까 생각하면서 이번 앨범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뭘 더 하려고 한 게 아니라 내가 가진 욕심에서 벗어나려 했다”고 전했다.

이번 신곡의 가사에는 삶을 바라보는 그의 태도와 연륜이 느껴진다. 김창완은 “음악이란 부르면 사라지는 것”이라며 “나는 그래서 음악이 너무나 좋다”고 웃었다. 그는 “이렇게 명징한 아름다움은 또 없다”고 했다.

김창완은 새 음반을 CD와 LP, NFC(근거리무선통신) 기술을 활용한 카드 앨범으로도 선보인다.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결정이다. 다음 달 후배 밴드 크라잉넛과 합동 공연도 연다. “젊은이에게 한 발짝 더 다가가고 싶어요. 작은 물꼬가 트인다면 더 큰 자리를 만들 수 있으리라고 기대합니다.”


남유정 기자 honeybee@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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