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 산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대관 1만 일 돌파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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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관 22년 만에 이뤄낸 결실
‘서울의 봄’ ‘헤어질 결심’ 등 촬영
1000만 관객 영화도 5편 나와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내부. 포 바이 파이브 스튜디오 제공 부산 해운대구 우동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내부. 포 바이 파이브 스튜디오 제공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가 개관한 지 22년 만에 스튜디오 대여 일수가 1만 일을 넘어섰다. 지난 22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을 포함해 한국 문화사에 남을 수많은 영화와 드라마가 부산 스튜디오에서 탄생한 것이다.

부산영상위원회는 해운대구 우동 수영만 요트경기장에 있는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의 대여 일수가 지난달 말 1만 일을 돌파했다고 23일 밝혔다. 2001년 11월 문을 연 A동(837㎡)과 2004년 2월 운영을 시작한 B동(1682㎡)에서 촬영한 날을 더한 수치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20년 넘게 한국 영화사에 남을 작품과 OTT 주요 시리즈를 촬영한 곳이다. 최근 개봉한 영화 ‘서울의 봄’과 공개 예정인 넷플릭스 시리즈 ‘유쾌한 왕따’를 지난해 이곳에서 찍었다. 2021년에는 영화 ‘헌트’, 디즈니플러스 시리즈 ‘무빙’, 넷플릭스 시리즈 ‘수리남’ 등을 촬영했다. 2020년에는 영화 ‘헤어질 결심’과 ‘한산: 용의 출현’, 넷플릭스 시리즈 ‘D.P’도 스튜디오 촬영이 이뤄졌다.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 ‘해운대’ ‘국제시장’ ‘택시운전사’ ‘부산행’ 등 1000만 관객을 동원한 작품 5편도 이곳에서 탄생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로비. 포 바이 파이브 스튜디오 제공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로비. 포 바이 파이브 스튜디오 제공

지난 7일 〈부산일보〉 취재진이 방문한 스튜디오에서는 티빙 시리즈 ‘우씨왕후’ 세트를 만들고 있었다. 김윤재 부산영상위 스튜디오운영팀장은 “야외 촬영은 다른 지역에서 진행하고, 부산에서는 궁궐 등이 배경인 실내 촬영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 ‘확장현실(XR) 태크랩’에서는 도로 영상이 나오는 미디어 월 앞에 자동차를 두고 촬영 실험도 진행하고 있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올해 4편의 영화와 OTT 시리즈 2편 촬영을 유치했다. 한국 영화가 침체기에 빠져도 내년 2월까지는 예약이 꽉 찬 상태다. 김 팀장은 “바다나 산 등 로케이션 촬영이 연계되는 데다 부대 시설이 잘 갖춰진 편이라 부산 스튜디오를 찾는 제작진이 많다”며 “주변 환경이 개선되면 더욱 큰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스튜디오는 할리우드 작품의 부산 촬영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7년 마블 영화 ‘블랙팬서’가 부산에서 촬영할 당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에는 국내 스태프 50~60명이 머무는 거점 사무실이 차려졌다. 광안대교 촬영 등을 앞두고 작품에 등장하는 차량 등을 보관하는 ‘베이스캠프’ 역할도 했다.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외부 모습. 포 바이 파이브 스튜디오 제공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 외부 모습. 포 바이 파이브 스튜디오 제공

국내외 작품 촬영이 활발한 것뿐 아니라 학생과 시민 등을 위한 견학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기관이나 학교 등 단체 견학은 1주일 전에 예약을 신청하면 일정을 협의할 수 있다. 금요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개인 견학도 가능하다. 부산영상위원회 홈페이지(bfc.or.kr)에서 신청하면 된다. 김 팀장은 “진로 체험을 원하는 학생들이 단체로 방문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대여 일수 1만 일을 돌파한 부산영화촬영스튜디오는 2001년 개관 이후 처음으로 대시민 시사회도 가졌다. 영화 ‘서울의 봄’ 시사회를 23일 롯데시네마 부산본점에서 열어 시민 약 400명을 초청했다. 영화·영상도시 부산의 핵심 인프라인 스튜디오를 알리는 동시에 부산 곳곳에서 촬영에 협조한 시민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올해 기대작으로 꼽힌 ‘서울의 봄’은 총 20회 차를 부산에서 찍었다. 수도경비사령부 상황실, 사령관실과 제30경비단 작전실, 정보실, 사단장실, 화장실 등이 나오는 장면을 부산 스튜디오에서 촬영했다. 김 팀장은 “부산 시민들의 협조가 있었기에 부산 로케이션을 선택하고, 스튜디오까지 이용하려는 제작진이 많았다”며 “감사한 마음을 표현하기 위해 시사회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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