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돋보기] 고령화, 기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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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석 신한투자증권 부산금융센터 PB

저출산과 고령화가 맞물리며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급격한 인구 변화에 직면해 있다.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인 합계 출산율은 2022년 기준 0.78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일반적으로 전쟁과 같은 국가적 위기가 발생했을 때 0명 대의 합계 출산율이 나온다는 점을 볼 때 우리나라의 상황이 심각하다는 것을 분명히 알 수 있다.

고령화 역시 통계 자료를 통해 심각성을 확인할 수 있다. 통계청이 2021년 12월 발표한 우리나라의 ‘장래 인구 추계’에 따르면 오는 2070년의 총인구는 3766만 명으로 2020년 5184만 명 대비 73%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에 반해 기대 수명은 2024년 84.5세에서 2070년 91.2세로 증가하기 때문에 고령 인구 비중도 2070년 46.4%로 65세 이상이 전 국민의 절반에 육박하는 상황을 맞이하게 될 전망이다.

고령화 사회로의 급격한 변화는 ‘노인 돌봄’ 산업 등에 대한 수요를 창출할 것으로 보인다. 고령자일수록 건강한 노후를 위한 노인 돌봄 서비스의 필요성이 커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경우 영세한 개인사업자 위주의 공급자로 인해 원활한 서비스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수요 확대에 따라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업들의 시장 참여가 향후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이다.

우리나라보다 먼저 고령화 사회에 도달한 일본을 통해 힌트를 얻을 수도 있다. 바로 시니어 소비자의 구매 패턴이다. 금전적으로 여유 있는 시니어 소비자들은 프리미엄에 우선순위를 두며, 건강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소비 패턴을 보인다. 인구 구조 변화로 취업자 수는 줄어들고, 취업자 중 고령 인구 비중은 늘어날 것이므로 부족한 노동력을 채울 수 있는 지능형 공장의 성장도 예상된다. 우리나라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24.8%로 중국에 이어 아시아권 국가 중 두 번째로 높다. 특히 반도체, 이차전지 등 첨단 산업 분야의 제조 기업들이 많기 때문에 인공지능, 빅데이터, 로봇 기술을 접목한 데이터 기반의 지능형 지능형 공장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유례없는 속도 진행되는 한국 사회의 저출산과 고령화에 대한 우려가 곳곳에서 대두되고 있다. 하지만 이를 반대로 투자의 관점에서 본다면 새로운 기회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새롭게 생겨나는 것과 대체되는 것에 주목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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