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레이스가 24일 후보 등록으로 본격화한 가운데 친중 성향인 제1야당 국민당과 중도 성향 제2야당 민중당의 후보 단일화가 무산됐다. 대만 전문가들은 독립 성향 민주진보당(민진당)의 연속 집권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26일 대만 중앙통신 등에 따르면 왕예리 대만대 정치학과 교수는 “지난 몇 달간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와 민중당 커원저 후보 여론조사 지지율은 엎치락뒤치락하는 형태였다. 허우 후보와 커 후보가 계속 시소게임을 하면 후보 정리가 어려워져 민진당 라이칭더(사진) 후보에게 유리해진다”고 말했다.

이런 구도는 민진당이 사상 최초로 평화적 정권교체에 성공한 2000년 대만 대선을 떠올리게 한다는 게 왕 교수 설명이다. 당시에도 국민당 중심의 진영이 분열된 데다 선거 전 거짓 여론조사까지 나오면서 최종 득표율 39.30%의 민진당 천수이볜 후보가 36.84%를 기록해 총통에 당선됐다.

선유중 대만 동해대 정치학과 교수 역시 “중도층과 젊은 유권자가 커원저 후보 쪽으로 가면 국민당은 기껏해야 2위를 지킬 뿐”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친중 성향 매체 성도일보도 “‘남백합(상징색이 파란색인 국민당과 흰색 민중당이 힘을 합친다는 의미)’이 깨지면서 여론은 녹색진영(민진당 진영)의 승산이 높아졌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실제 대만 여론은 라이칭더-허우유이-커원저 3자 구도에서는 라이 후보 당선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기관 ‘대만민의기금회’가 전날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3자 대결에서 라이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본 응답자는 50.9%로 나타났다. 커 후보는 22.0%, 허우 후보는 14.7%였다. 지지율은 라이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는 가운데 허우 후보가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연합뉴스

권상국 기자 ksk@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