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 중인 사슴뿔… 성장인자·활성물질 많아 보양 약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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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톡! 한방] 녹용

녹용은 수사슴의 성장 중인 뿔을 채취해 말린 약재다. 사슴뿔은 매년 봄에 새로 돋아나 약 60~90일이 지나면 1m 넘게 자라는데, 이 때 잘라 녹용으로 쓴다. 자라나는 사슴뿔은 다른 동물의 뼈와 달리 그 안에 혈관과 골수, 신경까지 있다. 자라는 속도도 남다르다. 성장인자와 활성물질이 많은 녹용이 대표적인 보양 약재가 된 이유다.

녹용은 오랫동안 약으로 쓰인 만큼 근거 없는 속설도 많다.

녹용을 먹으면 살이 찐다는 속설이 대표적이다. 녹용 보약에 다른 소화기 개선 약재를 넣으면 식욕이 좋아질 수는 있지만, 녹용 자체는 활력을 올려주는 보약이지 살이 찌는 약이 아니다. 실제로 고도비만, 갱년기 비만 등에는 꼭 녹용을 쓴다. 녹용에는 성호르몬이나 활력물질이 있어서 다이어트 때 힘이 덜 들고, 대사량을 올려준다. 근골을 튼튼하게 해 부작용 없이 살이 빠지도록 도와준다.

어릴 때 녹용을 많이 먹으면 바보가 된다는 말도 사실과 다르다. 녹용은 기억력과 학습능력을 증진시키는 강글리오시드가 함유돼 오히려 두뇌 회전에 도움이 된다. 녹용 유효성분 중 인슐린유사 성장인자-1(IGF-1)은 성장에도 도움이 되므로, 성장과 학습 개선을 위해 소아나 청소년 약에 녹용을 많이 쓴다.

늙어서 녹용을 먹으면 죽을 때 힘들다는 말도 반대에 가깝다. 녹용에는 혈압 조절과 항노화 기능이 있는 인지질이 있고 관절과 연골을 튼튼하게 하고 골다공증에 좋은 글라이코사미노글리칸 물질이 풍부하다. 분골 녹용 추출물에선 항암 효과가 증명되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이 녹용의 부위와 산지에 따른 차이점을 궁금해한다.

녹용은 뿔 부위 위쪽부터 분골, 상대, 중대, 하대로 나뉜다. 부위별로 성분이 달라 쓰임도 다르다. 성장하는 위쪽으로 갈수록 각종 영양소와 생리활성물질이 많고, 아래쪽으로 갈수록 뼈 조직이 만들어져 칼슘 등 무기질이 많다. 분골은 전체의 3%에 불과하다. 노화방지물질, 인슐린유사 성장인자 호르몬, 에스트라디올, 테스토스테론 등 좋은 성분이 몰려있다.

산지별로 보면 주로 러시아산 마록, 뉴질랜드산 적록을 수입해 쓴다. 국산 매화록은 일제 강점기 이후 멸종됐다. 러시아산은 추운 기후에도 잘 자라 양기가 더 세다고 알려졌고, 조직이 치밀하다. 뉴질랜드산은 국가지원사업으로 관리가 잘 된다는 장점이 있다.

녹용은 주로 태음인, 소음인에게 쓰면 더 효과적이지만, 양인이라도 양기가 부족하고 혈을 소모했을 때 사용하면 좋다. 한의원에서는 양질의 녹용을 체질과 증상에 맞는 약재들과 함께 달여서 치료한다.

박세정 더블유한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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