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 해안관광도로 순환버스, 안전이 관건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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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구, 전문기관에 평가 의뢰
기존 버스 회사 반발도 넘어야
구 “관광객 편의 위해 꼭 필요”

부산 영도 순환버스 노선도(초안). 부산일보DB 부산 영도 순환버스 노선도(초안). 부산일보DB

17년 만에 운행이 추진되는 부산 영도구 순환버스(부산일보 2월 15일 자 2면 보도)가 본격적인 운행에 앞서 첫 시험대에 올랐다. 순환버스 핵심 노선인 태종대 해안관광도로에 급경사·급커브가 많은 탓에 안전성 점검 결과에 따라 향후 운행 여부가 정해질 예정이다.

부산 영도구청은 태종대 해안관광도로 버스 노선의 적합성 평가를 부산교통공사 등 전문기관에 의뢰할 계획이라고 27일 밝혔다.

태종대 해안관광도로는 순환버스의 핵심 노선이 될 예정인데 해당 구간은 급경사와 급커브가 많아 버스 운행이 위험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번 점검에서는 해당 구간에서의 버스 운행이 적합한지 판단한다. 구청 측은 점검 결과에 따라 순환버스 운행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부산 영도구 봉래동, 남항동, 영선동, 신선동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부산 영도구 봉래동, 남항동, 영선동, 신선동 일대 모습. 정종회 기자 jjh@

올해 초 구청은 태종대 해안관광도로를 통과하는 영도구 순환버스 운행을 추진했다. 영도구는 1996년부터 501번 시내버스를 영도 순환버스로 운영하다가 수익성이 떨어져 2006년부터 운행을 중지했다. 이후 대중교통 이용 불편을 제기하는 주민 민원이 계속되고, 영도구가 MZ 세대의 관광 핫플레이스로 부상하는 것에 비해 대중교통 이용편이 열악하다는 관광객의 지적이 계속되자 구청 측은 순환버스를 재검토하게 됐다.

특히 태종대 해안관광도로의 개통은 순환버스 도입의 결정적인 명분이 됐다.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순환버스가 도입되면 관광객들은 최근 뚫린 해안관광도로를 따라 영도구 전반과 해안 절경을 감상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러나 순환버스의 수익성을 우려한 기존 버스 회사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버스 회사들은 앞서 501번 시내버스가 수익성 악화로 운행을 중단한 사례를 제시하면서 순환버스 신설에 회의적 입장을 내비친다.

당초 마을버스를 활용해 순환버스를 신설하겠다는 구청 측 대안도 현실성이 부족하다. 차량 여유가 없는 탓이다. 구청에 따르면 영도구에는 마을버스가 총 17대 운행되는데 배차 간격은 15~30분 수준이다. 마을버스 일부를 순환버스로 배치할 경우 배차 간격이 더 늘어나 주민들이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결국 버스 회사를 설득하는 일이 중요한 상황인데, 이번 안전성 점검에서 통과해야 다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는 최소한의 명분을 확보할 수 있어 보인다.

구청 측은 영도가 부산 대표 관광지로 떠오른 만큼 순환버스 도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영도구청 교통과 관계자는 “관광객 편의를 위해서도 순환버스가 필요한 만큼 최대한 꼼꼼하게 검토해서 향후 방침을 결정하겠다”며 “급경사, 급커브길을 운행할 때도 탑승객이 안전하다고 판단돼야 도입을 계속 추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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