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 수천만원 광고 1인 유튜버…세금 안내고 해외여행에 재산은닉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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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세청, 고액체납 562명 재산추적조사 시행
가상자산으로 수입 은닉한 휴대폰 판매업자
비영리법인 설립 등 꼼수로 세금회피도 다수

식품 업체를 운영하며 종합소득세 등을 체납한 사람의 거주지에서 나온 현금과 귀금속, 고가 명품들. 국세청 제공 식품 업체를 운영하며 종합소득세 등을 체납한 사람의 거주지에서 나온 현금과 귀금속, 고가 명품들. 국세청 제공

#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A는 매년 수억원 광고 수익을 벌어들인다. 그러나 소득세 등 세금을 내지 않는 상습체납자다. A는 구글로부터 광고수익 등으로 매월 수천만원의 외화를 받고 있지만 세금은 안내고 해외여행을 다니는 호화생활을 했다. A는 구글로부터 받은 외화 중 일부는 친인척 명의 계좌로 이체하는 등 재산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 휴대폰 판매업자 B는 종합소득세를 특별한 이유 없이 장기간 체납했다. 그가 운영하는 사업장은 매출이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등 세금 납부능력이 충분하지만 체납세금 납부를 회피하고 수입금액의 일부를 가상자산으로 숨겼다.

# 법무사 사무소를 운영하는 C는 소득세 등을 납부하지 않고 체납했다. 그는 사무장으로 근무 중인 자녀 명의 계좌로 수임료를 받아 재산을 은닉하고, 자녀의 아파트 취득자금으로 사용하거나 지인에게 돈을 빌려주는 등 강제징수를 피해왔다.

지능적 수법으로 재산을 숨기면서 세금은 내지 않은 고액 체납자들에 대해 국세청이 재산 추적에 나섰다.

국세청은 고액 체납자 562명에 대한 재산추적조사를 시행 중이라고 28일 밝혔다.

이 중에서는 유튜버와 인플루언서, BJ(인터넷 방송인)도 25명 포함됐다. 이들은 1인 방송과 SNS 활동을 통해 광고 수익 등으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지만 종합소득세를 비롯한 세금 납부 의무는 회피한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법무사와 한의사, 약사 등 전문직 고소득자의 세금 회피 정황도 다수 포착됐다.

동거인에게 재산을 은닉하거나 비영리 법인을 설립하는 꼼수를 통해 세금을 회피한 체납자들도 다수 적발됐다.

제조업을 하는 D는 자신의 자금을 동거인이 대표로 있는 법인 계좌를 경유해 동거인에게 이체하는 방식으로 재산을 숨겼다. 그는 이렇게 숨긴 재산으로 벤틀리같은 수입차를 사거나 수도권의 아파트를 구입하는 등 호화생활을 누렸다.

체납자들의 집에서는 현금다발과 명품 가방이 발견되기도 했다. 고액 체납자 E는 식품업체를 운영하면서 수십억 원의 세금을 체납한 뒤, 폐업하고 자녀 명의로 같은 사업을 계속했다. 국세청은 잠복·탐문을 통해 실거주지를 수색했다. 장시간 승강이 끝에 들어간 집 안에서는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 고가의 물품들이 다수 발견됐다. 금고 밑과 베란다 등에서 5억원에 달하는 현금다발이 쏟아져 나오기도 했다.

수색 집행을 거부하며 직원들에게 욕설을 퍼붓거나, 벽에 머리를 부딪히는 등의 방식으로 자해를 벌인 체납자도 있었다. 이 체납자의 개인금고에서는 1억원 상당의 현금이 발견됐다.


김덕준 기자 casiopea@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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