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민주당, 가치와 품격을 잃었다” 친명계 직격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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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대와 공생’ 포럼서 작심 비판
제3지대 세력화 주요 변수 부상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28일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연대와 공생’ 주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서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대표가 당을 향해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비판했다. 면역체계를 무너뜨린 원인으로는 “리더십과 강성 지지자”를 지목했다. 이재명 대표와 개딸(개혁의딸)들을 직격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28일 ‘이낙연계’ 인사들의 싱크탱크인 ‘연대와 공생’이 서울 용산구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진행한 ‘대한민국, 위기를 넘어 새로운 길로’ 포럼에 참석했다. 그는 기조연설에서 “제1야당 민주당은 오래 지켜온 가치와 품격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민주당은 긴 세월 동안 나름의 자생력과 회복력을 구사해왔으나, 요즘은 그렇지 못하다”며 “안팎을 향한 적대와 증오의 폭력적 언동이 난무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의 민주당은 내부의 다양성과 민주주의라는 면역체계가 작동해 여러 문제를 걸러냈다”면서 “지금은 리더십과 강성지지자들의 영향으로 그 면역체계가 무너졌다”고 분석했다. 이 전 대표는 당내 민주주의 악화로 “도덕적 감수성이 무뎌지고 국민 마음에 둔해졌다”며 “정책이나 비전을 내놓는 활동이 미약해졌고, 어쩌다 정책을 내놓아도 사법 문제에 가려진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의 당내 민주주의 악화를 직접 언급하면서 ‘리더십’ 문제를 지적한 데 대해선 사실상 이 대표를 ‘저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8일에도 한겨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 대표에 대해 “본인의 사법 문제가 민주당을 옥죄고 그 여파로 당 내부의 도덕적 감수성이 퇴화했다”며 직격탄을 날린 바 있다.

이 대표는 28일 포럼 기조연설 이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민주당 비명(비이재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의 혁신 요구와 야권 일각의 ‘제3지대’ 움직임에 공감을 표했다. 이 전 대표는 ‘원칙과 상식’ 모임에 대해 “그분들의 문제의식과 충정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또 야권에서 진행되는 제3지대 연대에 대해 “그들의 문제의식에 공감한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가 이처럼 야권 제3지대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제3지대 세력화의 중요 변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민주당에선 ‘제3지대’ 정치세력과의 ‘연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민주당 비명계 모임인 ‘원칙과 상식’ 소속 김종민 의원은 28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 인터뷰에서 정의당 청년층 그룹인 ‘세 번째 권력’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정치개혁에 동의하는 정치인들과는 충분히 같이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세 번째 권력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양당의 적대적 공생에 비판적인 세력”이라며 “정치개혁을 위해서 연대하거나 협력하는 게 충분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 번째 권력’은 정의당에서 청년층을 중심으로 외연을 확대하기 위해 만든 의견 그룹이다. 류호정·장혜영 의원, 조성주 정치발전소 대표가 공동운영위원장을 맡았다. ‘세 번째 권력’도 ‘원칙과 상식’과의 연대 가능성을 언급했다. 조성주 대표는 지난 27일 ‘비전 발표회’에서 ‘원칙과 상식’ 측과의 연대 가능성에 대해 “문제 의식에 공유되는 부분이 있다. 닫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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