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46명 총선 컷오프 권고… 또 영남권 물갈이 타깃?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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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무감사위 결과 보안 강조에도
204명 중 하위 20% 배제 전망
여연 여론조사 핵심 판단 기준
당보다 지지율 낮은 현역 불리
영남 의원 대거 포함 추측 난무
감사 방식 놓고 불만 목소리

국민의힘 윤재옥(오른쪽 네 번째)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윤재옥(오른쪽 네 번째)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당무감사위원회가 원내·외 당협위원장 46명에 대해 공천 배제를 권고하는 등 ‘총선 물갈이’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부산·울산·경남(PK) 여권의 긴장감도 높아지고 있다. 당 지도부가 이번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강조하는 상황이지만, 사실상 이번에도 PK 등 영남이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라 지역 내에서는 ‘컷오프’ 대상에 누가 포함됐느냐를 놓고 설왕설래가 한창이다.

당무감사위는 지난 27일 전체 253곳 당협 중 사고 당협 등을 제외한 204곳의 당협위원회를 감사한 결과 22.5%인 46명의 당협위원장 활동에 문제가 있다고 평가하고, 이들에 대한 컷오프를 당에 권고했다. 앞서 당 혁신위원회는 현역 의원 ‘하위 20%’ 공천 배제를 당에 요구했고, 총선기획단은 ‘최소 20% 이상’ 공천 배제를 적용키로 하는 등 현역 물갈이 폭을 넓히겠다는 기류가 강해지고 있다. 이 때문에 최종 컷오프 기준을 결정하는 공천관리위원회에서는 40% 이상의 현역이 교체될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이번 당무감사에서 공천 배제 권고 대상을 정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은 경쟁력 평가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당무감사위는 당무감사 평가 하위권 그룹과 별개로 여론조사에서 개인 지지율이 당 지지율보다 현격히 낮은 의원들의 컷오프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당무감사 기간 당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원이 실시한 현역 평가 여론조사 결과가 경쟁력 판단에 핵심 기준이 됐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를 종합하면 과거부터 현역 물갈이의 진원지가 돼왔고, 현재에도 당 소속 지역구 의원 89명 중 56명(63%)에 달하는 영남 출신이 대거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영남의 경우, 상대적으로 당 지지율이 높아 개인 지지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감사 평가 하위권에 영남 출신들이 상당수 포함됐다는 얘기가 도는 이유다. 부산의 경우, 당 지지율보다 개인 지지율이 높은 현역 의원이 세 명에 불과하고, 초선 의원들의 지지율이 전반적으로 저조하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면서 현역들이 동요하는 기류다. 반면 이번에 원내·외에서 각각 1위를 차지한 당협위원장은 배현진(서울 송파을) 의원과 나경원(서울 동작을) 전 의원 등 서울 출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영남권에서는 당무감사위의 평가 방식에 대한 불만도 감지된다. 영남의 한 의원은 “지역 특성상 여론조사를 절대 기준으로 삼으면 오히려 형평성에 어긋나는 측면이 있다”며 “공관위가 지역 사정을 고려해 경쟁력을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고, 부산 지역 여권 관계자는 “지난 총선에서 중진을 대거 날리고 초선으로 채웠지만, 오히려 지역 정치권의 존재감이 더 떨어지지 않았느냐”면서 “여론조사 결과만 놓고 일괄 정리하는 방식보다는 옥석을 가려서 가능성 있는 초선들은 더 키우는 것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컷오프’ 대상에 대한 갖가지 관측이 나오는 상황에서 국민의힘은 24일 당무감사 결과에 대한 철저한 ‘보안’을 강조하며 ‘현역 의원 22명이 총선 컷오프 대상에 올랐다’는 내용의 지라시(소문을 담은 쪽지) 유포자를 처벌해달라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당 법률자문위는 “당무감사 업무는 당헌·당규에 따라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됐으며 특정인 이름을 기재해 외부에 내용을 공개한 사실이 일절 없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내달 중순께로 예상되는 공관위 출범과 함께 당무감사 자료와 경쟁력 평가를 토대로 공천 심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당 관계자는 “당무감사 결과는 공천의 중요한 참고자료”라면서도 “공천은 결국 당선될만한 사람을 보는 것이고 경쟁력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공관위 심사 과정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미다.



전창훈 기자 jch@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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