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독해진다는 겨울 불청객 미세먼지, 호흡기 질환자는 '더 조심'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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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비상, 건강 영향과 주의점]
12~2월 초미세먼지 작년보다 짙을듯
화석연료 사용 늘고 강수량 낮아 농도 ↑

고령 천식 환자, 겨울 응급 상황 증가
자연 환기는 꼭…렌즈 대신 안경 착용

서울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전광판. 연합뉴스 서울에 초미세먼지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23일 오전 서울 중구 시청역 인근 전광판. 연합뉴스

올겨울도 어김없이 미세먼지가 예상된다. 지난해보다 심할 가능성이 크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달부터 내년 2월까지 초미세먼지 농도는 지난해와 비교해 높을 확률이 50%,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이 각각 30%와 20%였다. 기상청도 올겨울 동태평양 엘니뇨가 지속되고 대기 정체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미세먼지는 여러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호흡기 질환자는 더욱 조심해야 한다.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미세먼지는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나 화석 연료를 태우는 공장, 보일러나 발전시설 등의 배출 물질에서 발생하는 지름 10μm 이하 크기 입자 물질이다. 겨울에는 화석 연료 사용량이 증가하는 데다 대기 순환이 불안정하고 강수량이 낮아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진다. 또 입자가 작아 더 위험한 초미세먼지나 계절풍을 타고 넘어오는 중국발 미세먼지 비중이 높아 겨울철에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미세먼지는 크기가 매우 작아서 호흡기 등을 통해 몸속에 유입되면 여러 장기로 이동하면서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2013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미세먼지를 1군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WHO 추산에 따르면, 초미세먼지로 2016년 한 해 700만 명이 조기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나라에서도 한 해 1만 명 이상이 실외 초미세먼지 노출로 조기 사망했다는 연구가 있었다.

어린이와 임산부, 노약자나 호흡기계, 심혈관계, 천식 등 기저질환자는 피해가 더 크게 나타날 수 있어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특히 천식은 폐 속에 있는 기관지가 좁아져 호흡곤란, 기침, 천명 등 증상이 갑작스럽게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질환이다. 천식 환자가 미세먼지를 흡입하면 기존 증상이 악화되고 폐 기능 저하를 유발하며, 심한 경우 천식 발작으로 응급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고령 천식 환자 대처법

미세먼지 농도가 높아지면 천식 환자의 증상이 악화되고 그로 인해 응급실을 방문하거나 입원하는 비율도 증가한다는 여러 연구가 있다. 보건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는 2017년부터 5년간 응급의료 데이터를 분석해 1월부터 3월까지 60세 이상 천식 환자가 눈에 띄게 증가했고, 입원율과 사망률도 상대적으로 높았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천식 환자는 미세먼지 예보를 자주 확인해 '나쁨' 단계면 외출을 삼가야 한다. 외출 시 호흡기내과 전문의와 상담 후 천식 증상 완화제를 휴대하고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른 사용법으로 착용해야 한다. 또한 호흡곤란, 가슴 압박 등 증상이 악화되면 반드시 의료기관을 방문해야 한다.

대동병원 심은희 호흡기내과 과장은 "고령인 천식 환자의 경우 합병증 예방을 위해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하고, 외출할 때는 실내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미리 체온을 올리고, 스카프나 마스크를 착용해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코로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천식 증상은 감기와 착각하기 쉬운데, 갑자기 숨쉬기 어렵거나 기침이 그치지 않는 경우, 가슴이 조이거나 답답한 경우, 호흡할 때 쌕쌕 소리가 나는 경우, 가래 양이 많아지는 경우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아 검사하고 적절한 시기에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대동병원 심은희 호흡기내과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대동병원 심은희 호흡기내과 과장이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대동병원 제공

■공기질 관리와 생활 습관은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도 자연 환기를 해주는 게 좋다. 환기가 되지 않은 공간에 세균, 바이러스 등 병원성 물질과 화학물질, 먼지, 곰팡이 등이 더해지면 공기 질이 나빠지고 건조해져 두통, 무기력, 피로감이나 눈, 코, 목 등이 건조하고 따끔거리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오염된 공기를 내보내고 깨끗한 공기를 들여오려면 하루 3번 30분 이상 자연 환기를 하는 것이 좋다. 대기가 침체되는 새벽이나 너무 늦은 시간은 피하고 오전 10시부터 오후 9시 사이를 권한다. 공기청정기를 보조적으로 쓸 수도 있다.

수분이 부족하면 호흡기 점막이 건조해져 미세먼지 성분이 더 쉽게 침투할 수 있으므로 물을 충분히 마시면 도움이 된다.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날에는 실외 운동을 삼가고, 외출할 때는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른 방법으로 착용한다. 외출 후에는 손발과 얼굴을 깨끗이 씻고, 콘택트렌즈보다는 안경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최혜규 기자 iwil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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