덜 써서 예산 남았나… 부산 동·남구 지역화폐, 연말 혜택 확대
이바구페이 12월 인센티브 5→7%
오륙도페이 적용 한도 30→60만 원
“연말 맞아 지역 경제 활성화 목적”
캐시백 줄어 사용 감소한 영향도
부산 기초지자체가 연말까지 지역화폐 인센티브 비율을 높이거나 적용 한도를 늘리기로 했다. 물가가 높아진 상황에서 지역 상권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일시적인 변화를 주는 셈이다. 인센티브 비율이 반토막 나고 지역화폐 이용량이 감소하면서 올해 예산이 남은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동구청은 지난 28일 2023년 제1회 지역화폐운영위원회를 열어 올 12월 ‘이바구페이’ 인센티브 비율을 5%에서 7%로 변경했다고 30일 밝혔다. 예전처럼 매달 40만 원까지 인센티브를 적용하고, 1인당 최대 지급액은 2만 원에서 2만 8000원으로 늘어난다.
남구청은 올 12월 ‘오륙도페이’ 캐시백 적용 금액을 3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인센티브 비율은 기존 5%를 유지하는 대신 한 달 기준 1인당 최대 지급액을 1만 5000원에서 3만 원까지 늘리는 셈이다.
동구와 남구는 연말을 맞아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운영하는 지역화폐 혜택을 일시적으로 늘렸다고 밝혔다. 동구청 일자리경제과 관계자는 “연말에 소비가 많아지는데 물가가 많이 올랐다”며 “지역 소비를 촉진하기 위해 인센티브 비율을 늘렸다”고 밝혔다. 남구청 측도 “연말을 맞아 소비 진작을 위해 캐시백 적용 한도를 늘린 것”이라고 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라는 표면적인 명분도 있지만, 아직 인센티브 예산이 여유가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연말에 인센티브 혜택을 확대해도 별도 예산은 추가되지 않기 때문이다. 두 지역화폐는 인센티브 비율이 기존 10%에서 5%로 줄면서 전반적인 이용량이 크게 감소한 상태다.
올해 남구청은 25억 원이던 오륙도페이 인센티브 예산을 20억 원으로 삭감했다. 전반적인 충전 금액이 줄어들고, 인센티브 지급액이 감소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게 5억 원을 줄여도 예산은 남았다. 남구청은 올해 10월 말 기준 5억 원 정도가 남았다고 밝혔다.
동구청은 이바구페이 인센티브 예산이 같은 시기까지 2억 5000만 원 정도 남았다고 했다. 지난해 19억 3000만 원에서 올해 10억 원으로 예산이 줄었지만, 그만큼 지역화폐 사용도 감소했다는 뜻이다. 올해 추석을 맞아 9월에 인센티브 적용 한도를 70만 원까지 늘리기도 했지만, 지난해 10월 인센티브 비율이 10%에서 5%로 줄어든 여파가 지속되고 있다.
두 지역화폐는 지속적으로 인센티브를 확대할 계획은 없어 내년에도 사용량이 늘긴 쉽지 않아 보인다. 동구청과 남구청은 내년부터 지역화폐 인센티브 적용 범위와 비율을 올 11월 기준으로 되돌릴 예정이다. 내년 인센티브 예산도 동결되거나 줄어들 전망이다. 남구는 올해처럼 20억 원으로 유지되고, 동구는 올해 10억 원에서 내년 7억 2000만 원으로 줄이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이우영 기자 verdad@busan.com , 김준현 기자 joon@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