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빅3, 수주 목표량 못 채워
선별 수주로 단순 수주량 감소
선종 다양화로 체질 개선 나서

부산 영도구 대선조선 전경. 대선조선 제공

국내 조선업계가 중국에 선박 수주 1위 자리를 올해까지 3년 연속 내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고부가가치 분야인 친환경 선박 위주로 선종을 다양화했다는 점에서 오히려 산업적 측면에선 다소 긍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9일 영국의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이달 말 기준 올해 전 세계 누적 선박 발주량은 3803만CGT(표준선 환산톤수·1746척)로 작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다. 한국은 지난해 보다 39% 감소한 955만CGT(201척)를 수주해 중국에 이어 2위로 분석됐다.

중국은 6% 줄어든 2189만CGT(995척)의 수주량으로 2021년 이후 3년 연속 1위를 차지할 전망이다. 이는 한국을 포함한 일부 조선소에 발주가 몰리면서 독(건조 공간)이 꽉 찬 국내 조선업체들이 선별적으로 수주에 나서면서 단순 수주량만 보면 감소한 것으로 집계된다.

업체별로도 HD한국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빅3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이달 말 현재 목표치를 채우지 못하고 있다. 수주 목표를 다 채운 빅3는 136%의 달성률 보인 HD한국조선해양이 유일하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의 수주 목표 달성률은 각각 69%, 43%에 그쳤다. 다만 카타르페트롤리엄(QP)이 2020년 한국 빅3와 맺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건조 슬롯 계약(독을 미리 선점하는 계약)에 따라 올해 말 이들 3곳에 모두 40척을 2차 발주할 것이 유력한 터라 수주 목표 달성 가능성은 크다.

업계에선 특히 이들 빅3가 대표 친환경 선박인 LNG 운반선에 더해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액화이산화탄소 운반선, 암모니아 운반선, 암모니아 추진 액화석유가스(LPG) 운반선 등으로 수주 선종을 넓혀 수주의 질을 높인 것이 향후 국내 조선업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초 유럽 선사와 국내 HMM으로부터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2척과 7척을 각각 수주했고 삼성중공업은 7월 대만 에버그린으로부터 1만 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대분)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16척을 4조원에 계약하는 성과를 내는 등 수주량 전체를 친환경 선박으로 채웠다. 한화오션은 이달 그리스 나프토마로부터 초대형 암모니아 운반선(VLAC) 4척을 6562억원에 수주했다.

민지형 기자 oasis@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