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용퇴' 던지더니 공관위원장 요구한 인요한
혁신위, 지도부·중진·친윤 희생안 의결
"이제는 국민의힘이 희생으로 보여줄 때"
인요한 공관위원장직 뜬금 요청…당내 비판도
김기현 거절 의사…"그런 목표로 활동했나"
국민의힘 혁신위원회는 30일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 인사들의 총선 불출마·험지 출마 내용을 담은 안건을 공식 의결했다. 혁신위가 당 지도부를 압박하는 상황 속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내년 총선 공천을 진두지휘하는 공천관리위원장직을 요구하면서 ‘뜬금포 무리수’라는 비판을 낳기도 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오전 혁신위 회의를 열고 “희생을 주제로 권고 사안으로 제시했던 안건을 공식 안건으로 의결하고 최고위원회에서 논의해 주기를 요청한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혁신위의 희생안은 지도부·중진·친윤 인사들이 내년 총선에서 수도권 등 험지에 출마하거나 불출마하라는 것이다.
오신환 혁신위원은 이 안건과 관련, “지금까지는 국민이 희생했지만, 이제는 국민의힘이 희생으로 보답할 때이다. 혁신 조치의 진정성 담보를 위해 당 지도부 및 중진, 대통령과 가까운 분들부터 총선 불출마 및 험지 출마 등 희생의 자세를 보일 것을 재차 요구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당 안건은 오는 4일 또는 7일 최고위원회 상정이 전망된다.
인 위원장은 이어 내년 총선 본인의 공천관리위원장직 추천을 요구하기도 했다. 서대문 지역구를 비롯한 출마 자체를 포기했다며 본인에게 명분을 부여한 것이다. 인 위원장은 “나부터 먼저 희생하며 당 지도부에 제안한다. 이번 총선에 서대문 지역구를 비롯한 일체의 선출직 출마를 포기하겠다”며 “혁신위의 전권을 준다고 공언한 말씀이 허언이 아니면 나를 공관위원장으로 추천해달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관위원장 추천 요구와 관련해 다음 달 4일까지 답변을 달라고 못 박았다.
다만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직 요구는 혁신위 의결 사항은 아니다. 오 혁신위원은 “사전에 준비한 내용을 발표하겠다고 인 위원장이 양해를 구했다. 구체적으로 (내용을)공유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공관위원장 요구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혁신위 조기 해산 전망에 대한 질문에 “인 위원장이 월요일(4일)까지라고 시한을 말했으니까, 당의 답변을 듣고 난 이후에 혁신위 내부에서 논의가 있을 것 같다”고 답했다.
이를 두고 당내 비판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혁신위원장이 공천관리위원장직을 요구하고 나선 자체로 당 쇄신에 대한 명분을 상실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한 의원은 “공관위원장직 요구에 대해 국민들이 어떻게 바라보겠냐”며 “앞서 발표한 혁신안도 인 위원장의 ‘무리수’로 동력을 상실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 대표도 거절 의사를 확고히 했다.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그동안 혁신위 활동이 인 위원장이 공관위원장이 되기 위한 그런 목표를 가지고 활동했다고 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김 대표가 인 위원장의 공관위원장 요구를 거절한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설명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