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 결과에 고개 숙인 장관들
박진 “좋지 않은 결과 애석하고 책임감 느껴”
방문규 “국민이 성원했는데 이루지 못해 유감”
박진 외교부 장관이 2030세계박람회(월드엑스포) 유치 실패와 관련, “국민들께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국민이 성원했는데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해 유감”이라고 말했다. 충격적인 패배에 정부 관계자들이 고개를 숙였지만 여야 정치권의 책임 공방전은 계속됐다.
박 장관은 30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030엑스포와 관련, “이번에 좋은 결과가 나오지 못했기 때문에 애석하고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유치 실패 원인에 대해서는 “후발주자로 유치 활동에 들어갔고, 민관이 일체가 되어 열심히 뛰었지만 역시 역부족이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이 ‘문재인 정부 탓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묻자 박 장관은 “관계없는 일”이라고 답했다.
박 장관은 ‘빗나간 판세 분석’에 대해선 “판세를 가급적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읽으려 노력했다”고 해명했다. 그는 “외교부 재외공관이 있고 외국 중앙정부를 상대로 유치전을 벌였기에 모든 정보를 분석하고 객관적이고 신중하게 판단해 정부 기관 내, 유치위원회와 공유했다”며 “완벽했다고 말하진 않지만 두세 번 크로스체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다만 우리가 기대한 만큼에 미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겸허히 반성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2035년 엑스포 유치 재도전에 대한 질문에 박 장관은 “부산시민, 우리 국민들의 꿈이 꼭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물론 결정은 부산시가 하겠지만 지금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여야 의원들은 정부의 판세 분석과 실제 결과가 크게 차이 난 점을 두고 비판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은 “정말 예상 밖 참패”라고 지적했고 같은 당 하태경 의원은 “정보 실패”라고 지적했다. 정진석 의원은 “국민들은 유치 실패 자체에 대해 실망하는 것보단 판세 분석 실패에 더 실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판세 분석 등 모든 부분에 있어 무능이 다 드러났다”고 말했고 김경협 의원은 “우리 외교는 뜬구름 잡는 외교”라고 비판했다.
이날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도 2030엑스포 유치 실패가 주요 쟁점이 됐다. 방문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모든 국민이 성원했는데 뜻한 바를 이루지 못해 유감스럽다”며 “어려울 거라고는 예측했지만 이렇게 많은 표 차가 날 거라고는 예측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