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난 '외곽', 끈질긴 '수비', 극적인 '스틸'…3연패 탈출 BNK, 이젠 연승이다
2023-2024 여자프로농구
안혜지, 종료 7초 전 스틸 성공해
59-58 삼성생명에 짜릿한 역전승
진안 ‘더블더블’·이소희 19점 활약
2일 신한은행 원정서 연승 도전
외곽포가 살아났고, 수비는 끈질겼고, 막판 가로채기는 환상적이었다. 3연패 늪에 빠졌던 여자프로농구(WKBL) 부산 BNK 썸이 지난 29일 경기에서 뒤늦은 홈 첫 승을 신고하며 반등의 계기를 마련했다.
BNK는 이날 부산 사직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024 WKBL 정규리그 용인 삼성생명과 홈 경기에서 59-58 한 점 차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3연패 사슬을 끊고 시즌 3승(4패)째를 챙긴 BNK는 리그 4위를 유지하며 3위 삼성생명을 반경기 차로 추격했다.
김한별의 부상 공백으로 최근 2경기를 허무하게 내준 BNK는 이날 경기 시작 전부터 비장한 기운이 감돌았다. BNK 박정은 감독은 “3연패 경기 모두 초반이 좋지 않았는데, 기선 제압을 당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 시작부터 첫단추를 잘 끼워보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 감독이 준비한 대로 BNK는 1쿼터 내내 강력한 수비를 앞세워 21-10으로 삼성생명을 크게 앞서 나갔다. 하지만 2쿼터에선 흐름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삼성생명에 3점슛 3개를 얻어맞으며 동점을 허용한 BNK는 간신히 3점 차로 앞선 채 쿼터를 마쳤다.
후반 들어 삼성생명의 기세는 더 매서웠다. BNK는 3쿼터 동안 9득점에 묶이며 한때 역전을 허용했고, 4쿼터 시작과 함께 삼성생명 김단비·신이슬의 외곽이 연이어 터지며 순식간에 스코어가 6점 차로 벌어졌다.
4쿼터 내내 끌려다닌 BNK는 포기하지 않았다. 2분 37초를 남기고 진안의 2점슛으로 57-58 한 점 차까지 따라붙었다. 상대 공격을 막아낸 BNK는 재역전 기회를 잡았다. 경기 종료 14.5초 전, 공격 리바운드를 따낸 진안이 슛을 시도하다 파울을 얻어냈다. 이때부터 반전의 반전이 벌어졌다. 진안이 자유투 2개를 모두 실패하며 경기를 내주는 듯했지만, BNK 안혜지가 상대 패스를 재빨리 가로채 속공 레이업 슛을 성공시켰다. 남은 시간은 3.6초. 마지막 삼성생명 공격에서 이해란의 2점슛이 림을 외면하는 순간 종료 휘슬이 울렸다. 최종 스코어는 59-58. BNK의 극적인 역전승이었다.
그간의 약점을 보완해 연패를 끊고 뒤늦게 홈 첫 승을 거둔 BNK는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한동안 외곽이 꽉 막혔던 이소희가 3점슛 3개를 포함해 19점을 올렸다. 경기 막판 지옥과 천당을 오간 진안도 25점 13리바운드 ‘더블더블’ 활약을 펼쳤다. 마지막 스틸 성공으로 팀을 연패에서 구해낸 안혜지는 11리바운드(8점 6어시스트)를 따내며 자신의 한 경기 최다 리바운드 기록을 새로 썼다.
안혜지는 “(경기 막판)시간이 없었기 때문에 공격적으로 수비하자는 생각으로 했는데, 타이밍 좋게 잘 얻어걸린 것 같다”며 “일단 연패를 끊어서 다행이다. 고비였는데 다같이 똘똘 뭉쳐 이겨내 좋았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날 경기에 대비해 박 감독의 특별 조련을 받은 BNK 박성진(4점)은 선발 출전해 총 29분을 소화하며 수비에서 제 몫을 해냈다. 경기 직후 박 감독은 “(박)성진이에게 공을 많이 들이면서 수비에 대한 부분을 신경 썼는데, 연습 때 준비한 것들을 잘 이행해줬다. 오늘 승리는 성진이 역할이 제일 크지 않나 생각한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진 기자 djrhee@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