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전도서관, 건물 일부 살려 복합문화공간으로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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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공공개발 기본구상 발표
전 세대 위한 테마시설 조성
사업비 510억 원 확보 관건
개관·이용까진 수년 더 걸려

부산 부산진구 부전도서관이 지난 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긴급 휴관에 들어갔다. 부산일보DB 부산 부산진구 부전도서관이 지난 8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긴급 휴관에 들어갔다. 부산일보DB

부산 최초의 공공도서관인 부전도서관이 모든 세대가 즐기고 머물 수 있는 복합문화 공간으로 확 바뀌는 밑그림이 나왔다. 높은 접근성과 역사성을 살려 건물 일부를 보존하면서 개발을 추진하는 방향으로 무게가 실린다. 도서관 본연의 기능을 살리면서 주민이 뛰어놀 수 있는 광장까지 조성해 지역 거점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건물은 부산시, 땅은 구청, 운영은 교육청이 맡아 3자 협의가 필요하고 예산 확보 문제도 남아있어 착공까지는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부산시는 30일 오후 4시 부산시의회 중회의실에서 부전도서관 공공개발 기본구상 용역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결과를 바탕으로 부산시와 부산진구청, 부산시교육청 3자 협의를 통해 부전도서관 공공개발 최종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시는 아이부터 노인까지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 라키비움(Larchiveum) 부전도서관으로 탈바꿈하는 계획을 내비쳤다. 라키비움은 도서관(Library)·기록관(Archives)·박물관(Museum)의 기능을 합친 복합공간을 뜻한다. 책을 읽고 빌리는 도서관 본연의 공공 기능을 살리면서 아이부터 노인까지 즐길 수 있는 테마시설을 조성해 지역 거점 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복안이다.

전시관부터 아이들이 뛰어 놀 수 있는 광장까지 세부적인 공간 조성안도 제시됐다. 주민들이 편하게 도서관에서 업무를 할 수 있도록 디지털 도서관과 열린 공간으로 꾸미고 아트리움, 옥상 정원 등 주민들이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도서관으로 거듭나자는 것이다.

관심을 모았던 도서관 개발 방법은 건물 일부를 보존하면서 개발하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 이번 부전도서관 개발 구상에는 △원형보존안 △전면개발안 △일부 보존 및 개발 등 3가지 방향이 제시됐다. 시가 전문가들과 부전도서관 가치 평가를 진행한 결과, 원형 보존은 안정성의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시대를 대표하는 건축물이라고 하기엔 희소성과 가치가 높진 않다는 평가다. 전면개발은 부산 최초의 공공도서관이라는 부전도서관의 역사·장소성이 상실될 우려가 있어 일부 보존 및 개발하는 방향으로 의견이 모였다.

부전도서관 공공개발 방향이 잡히면서 사업의 첫발을 뗐지만 해결해야 할 숙제는 여전히 산적하다. 부전도서관의 경우 건물은 시 소유, 부지는 부산진구 소유에 운영은 시 교육청이 맡는 복잡한 형태로 운영했다. 그동안 행정기관 의견이 달라 사업에 차질이 생겼던 만큼 관계기관 협의가 관건이다.

예산 확보도 문제다. 부전도서관 건물 일부를 보존하면서 개발하기 위해선 최소 510억 원이라는 사업비가 필요하다. 현재 부전도서관은 2층인 저층으로 층별 건축면적의 한계로 건물 좌측면 디자인과 높이를 올려야 할 수도 있다. 보존을 전제로 한 개발로 결정됐지만 실제 시민들이 도서관 이용까지는 수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그동안 시, 시 교육청, 부산진구청이 꾸준히 모여 회의를 진행하면서 부전도서관 개발 방향에 대해 의견을 모았다”며 “차질이 없도록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1963년 건축된 부전도서관은 부산 최초의 공공도서관이자 서면 중심 노른자 땅에 위치한다. 좋은 위치에도 불구하고 시설이 노후화됐고 문화·지리적으로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이 때문에 10여 년 전부터 개발 논의가 이어졌지만 지지부진했다. 2011년 민간 투자방식으로 개발을 추진하다 제동이 걸렸고, 2018년 오거돈 전 시장 시절 이를 백지화하고 공공개발로 방향을 틀었다. 그러나 부산시는 도서관 ‘원형보존’을, 부산진구청은 ‘신축’을 강조하며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지난해 정밀안전진단에서 최하위인 E등급이 나와 같은 해 7월부터 부전도서관은 휴관했고 사업은 장기간 표류했다.


나웅기 기자 wonggy@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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