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 동식물 등 다수 서식 확인
생태계 교란 생물 관리 필요성 제기
군, 체계적 보전·관리 대책 추진 나서

‘생태계의 보고’ 하동 동정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김현우 기자

희귀동식물 생태계의 보고인 경남 하동군 동정호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동정호와 생태습지원은 왕버들 군락지로서 섬진강 두꺼비 최대 서식지이자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Ⅱ급 남생이, 금개구리 서식지로 생물다양성이 풍부해 지난해 7월 경남도 대표 우수습지로 지정됐다.

이에 군은 동정호 습지보전을 위해 (재)경남람사르환경재단에 의뢰해 지난 2월부터 약 10개월에 걸쳐 식생·식물상, 저서생물, 어류, 조류, 양서·파충류, 포유류 등 분야별 생태조사와 관리계획 수립 용역에 들어갔다.

생태조사 결과 동정호에는 희귀식물로서 작은 물속 벌레를 잡아먹는 식충식물인 통발이 다량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저서형 대형 무척추동물이 다수 발견됐으며, 특히 기후변화 지표생물인 남색이마잠자리의 서식이 처음 확인됐다.

이밖에 양서·파충류의 경우 13종이 확인됐다. 두꺼비와 큰산개구리, 한국산개구리, 남방도룡용 등의 산란지로 이용되고 있었으며, 옴개구리, 금개구리가 혼서하는 특이사항도 조사됐다.

조류는 41종 183개체가 확인됐고, 우점종으로 흰뺨검둥오리, 참새, 물까치, 붉은머리오목눈이, 원앙, 제비, 중대백로 순으로 조사됐다. 특히 법정보호종으로 원앙(천연기념물 327호)과 황조롱이(천연기념물 323-8호) 2종이 확인됐다.

포유류는 멸종위기종인 삵(Ⅱ급), 수달(Ⅰ급)을 포함해 너구리, 두더지, 오소리, 등줄쥐 등 12종이 확인됐다.

하동 동정호의 대표적인 동·식물. 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통발·남색이마잠자리·각시붕어·참몰개. 하동군 제공

용역 결과 생태계 보고로서의 가치가 파악됐지만 생태계 교란 생물 관리 필요성도 제기됐다.

현재 동정호에는 환삼덩굴과 물참새피, 붉은귀거북, 블루길, 큰입배스 등이 발견돼 지속적인 제거.퇴치 노력이 요구된다. 특히 습지 내 급속하게 번식하는 연꽃과 줄풀은 적정한 밀도를 유지하도록 관리해 생태 건강성을 회복해야 할 것으로 평가됐다.

또 용역에서는 습지보전 세부관리계획으로 3개 분야 9개 과제를 도출했는데, 습지 왕버들 군락 관리, 동정호 완충구역 경관 관리, 동정호 수변 습지식생 조성, 두꺼비 생태통로 바닥 개선, 양서류 휴식용 습지섬 설치 등이 주요 사업으로 제안됐다.

군은 동정호의 생태적 구조와 기능 향상, 생물다양성 증진, 습지의 현명한 이용을 위해 동정호의 생태환경 분석 등 현 상황 진단과 현재의 여건에 맞는 통합적이고 체계적인 보전·관리 대책을 추진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향후 동정호와 생태습지원의 자연생태계 보호,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유지관리에 더욱 최선을 다해 하동군 국가생태관광지역에 걸맞은 토종생물의 서식지 보전과 생태계 건강성 유지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현우 기자 khw82@busa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