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 커플의 현실 연애… 연극 ‘나는 쇼팽 녹턴에 순결을 잃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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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 어댑터플레이스
오는 31일까지 공연
한국·영국 공동 제작
사실적인 묘사 강점

'나는 쇼팽의 녹턴에 순결을 잃었다' 포스터. 극단 예술은공유다 제공 '나는 쇼팽의 녹턴에 순결을 잃었다' 포스터. 극단 예술은공유다 제공

자신의 부모님과 함께한 식사 자리에서 연인이 보인 태도가 못마땅한 여자가 있다. 잔뜩 화가 난 여성은 집에 들어서자마자 욕설을 머금은 불만을 날카롭게 뱉어낸다. 예기치 않은 공격에 당황한 남성은 그런 의도가 아니었다며 해명을 시작하지만 오해는 또 다른 오해를 낳을 뿐이다. 격해진 대화는 결국 서로를 힐난하는 수준으로 치닫고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져 간다.

극단 ‘예술은공유다’의 연극 ‘나는 쇼팽 녹턴에 순결을 잃었다’는 4년째 연애 중인 커플의 현실 연애를 묘사한 작품이다. 나와 다른 상대방의 모습에 반해 연애를 시작한 커플은 서로 다르다는 이유로 마찰을 빚는다. 사소한 일로 시작된 말다툼은 서로의 마음에 상처를 주지만 동거 중인 그들에게는 싸움을 피할 공간도 없다. 1시간 20여 분간 진행되는 무대에서는 미움의 언어와 사랑의 언어가 반복해 교차한다.

누군가의 연애를 몰래 훔쳐보고 쓴 듯한 섬세한 대사가 연극 전체를 끌고 나가는 덕분에 공간 변화 없이도 무대는 변화무쌍하다. 관객과 배우 사이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 몰입감 높은 사랑싸움을 눈앞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젊은 층을 겨냥한 도발적인 대사·행동으로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소품이 날아다니고 배우가 이를 자연스럽게 수습하는 등 소극장에서만 일어나는 돌발상황을 지켜보는 것도 재미 요소 중 하나다.

지난 3월 아시아 초연으로 큰 인기를 끈 ‘나는 쇼팽 녹턴에 순결을 잃었다’는 한국과 영국이 공동 제작한 작품이다. 시즌2로 돌아온 이번 작품은 지난 1일 부산 수영구 어댑터플레이스에서 첫 공연을 시작해 오는 31일까지 이어진다. 임도후, 유혜진, 박문현, 이하영 배우가 새롭게 참여해 각각 다른 매력을 지닌 커플로 등장한다. 연애와 사랑을 주제로 해 추운 겨울과 잘 어울리는 작품으로 티켓 예매는 어댑터시어터, 네이버예약, 인터파크, 예스24에서 가능하다. 17세 이상 관람할 수 있는 작품으로 이번 작품의 연출을 맡은 배문수 연출가는 사랑의 다양한 면모를 보여주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

심문섭 프로듀서는 “이 연극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과감하고 파격적인 작품이다. 극장 좌석 배치, 공연 중 음료 섭취허용, 야간 특별 공연, 외국인, 청각장애인을 위한 자막 안경 등 다양하고 특별한 연극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탁경륜 기자 takk@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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