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취약지는 휴일·야간 전격 비대면 진료 가능
거제·거창 등 경남 14곳 포함 전국 98개 시군구

연합뉴스 그래픽.

앞으로 의사에게 대면 진료를 받았다면 6개월 이내 같은 질병에 한해서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또 ‘의료취약지’에 거주하는 환자는 휴일과 야간이라면, 앞서 대면 진료를 받지 않았어도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됐다.

3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오는 15일부터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6개월 이내 대면 진료를 받았다면, 질환에 상관없이 의사의 판단에 따라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다.

그동안은 같은 의료기관에서 같은 질환에 대해, 만성질환자는 1년 이내, 그 외 질환자는 30일 이내 대면 진료를 받은 기록이 있어야 비대면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만성질환은 고혈압, 당뇨병 등 11개 질환에만 한정되어 있는데다 1년이라는 기준이 너무 길고, 그 외 질환은 30일 이내로 짧아서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있었다.

예를 들어 초등학생 아이가 감기에 자주 걸려 비대면 진료를 통해 약 처방을 받고 싶어도, 그동안은 기간 기준이 짧아 자주 병원에 방문해야 했다. 앞으로는 이 기준이 6개월로 완화돼 비대면 진료를 통해 감기약 처방을 받을 수 있게 된다는 뜻이다.

복지부는 또 98개 시·군·구 의료취약지에 한해서는 휴일, 공휴일, 야간에 예외적으로 비대면 진료를 허용하기로 했다. 이 경우에는 이전에 대면 진료를 받은 이력이 없어도 된다. 의료취약지는 지역응급의료센터로 30분 이내에 도착이 어렵거나, 권역응급의료센터로 1시간 이내 도착하기 불가능한 지역 내 인구 비율이 30% 이상인 곳을 뜻한다.

경남 지역에서는 거제, 거창, 고성, 남해, 밀양, 사천, 산청, 의령, 창녕, 통영, 하동, 함안, 함양, 합천 등 14개 지역이 포함됐다.

일각에서는 이번 비대면 진료 확대를 두고 처방약 남용 등 부작용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에 복지부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비대면 진료를 거부할 수 있고, 비대면 진료 때 의사가 마약류나 오·남용 우려가 있는 의약품은 처방을 못 하도록 했다. 탈모, 여드름, 다이어트 관련 의약품, 사후피임약 등이 대상이다.

조영미 기자 mia3@busan.com